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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초급속충전 체험기(판교 E-pit)

ev라운지
입력 2022-07-12 11:27:00업데이트 2023-05-09 18:14:36
18%에서 80%까지 15분! 판교 이핏(E-pit)에서 초급속충전을 체험하다.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5 및 EV6 런칭과 함께 국내 전역에 확대 보급해 나가고 있는 초급속 충전소 이핏(E-pit)을 체험해보았습니다. 이핏은 초창기에 고속도로 휴게소 위주로 설치되다가 이제 도심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저는 경기도 판교에 새로이 생긴 곳을 이용해봤습니다.



이핏 체험을 위해 800V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기아 EV6를 빌려 장거리 주행을 통해 배터리를 잔뜩 썼습니다. 100% 충전 상태로 서울에서 충남 태안을 당일치기로 왕복하면서 약 360km를 주행했습니다. 배터리는 18%까지 떨어졌으며, 잔여 주행가능 거리는 83~86km로 안내됩니다. 날이 더워 에어컨도 마음껏 틀고 속도 스트레스 없이 고속도로 위주의 주행을 지속했음에도 총 기대 주행가능거리가 440km 이상인 셈이니 EV6 롱레인지 AWD는 참 만족스러운 전기차입니다.



판교 테크원타워 상가 지하주차장에 위치한 판교 이핏. 새로 생긴지 얼마 안되어 사람들이 이 곳의 존재를 잘 몰라서 그런지 다른 이용 차량이 아무도 없어서 총 6개의 충전 베이 중 저 혼자 넉넉하게 충전 가능했습니다. 전기차 충전자리에 대한 내연기관차 무단 주차에 대한 규제 계도가 잘 이뤄져서 그런지 다행히 충전을 방해하는 차도 전혀 없었습니다.



오늘 가져온 EV6가 제 자차가 아니다보니 충전할 차종을 이핏 충전기 내 입력하고, 이핏 앱 로그인 후 앱 내 입력한 카드로 결제 방식을 연결하는 조금은 귀찮은 절차가 뒤따르게 되었습니다. 내 차로 이핏을 이용한다면 사전에 이핏 앱을 깔고 PnC(Plug and Charge), 즉 충전기를 꼽자마자 바로 사전에 입력된 차종정보와 결제방식에 기반한 즉시충전이 가능한데, 렌터카나 남의 차로 이핏을 이용할 경우 이런 절차를 꼭 따라야 합니다. 초급속충전을 선택후 목표 전력량을 설정하면 단가에 기반한 금액 및 충전시간, 주행가능거리까지 안내됩니다.



충전기 연결 후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18%에서 26%로 배터리 잔량이 올라갔습니다. 충전속도도 225kW로, 통상의 400V급 일반 급속충전 전기차들의 평균 충전속도 50kW보다 4배 이상 빠릅니다. 충전속도는 차의 배터리 컨디션에 따라 지속 변동합니다.



목표 충전량을 더 높게 잡긴 했지만, 이핏은 배터리 잔량 80% 도래하자마자 자동으로 충전을 차단했습니다. 단 14분 35초만에 배터리 잔량이 18%에서 80%로 늘어났으니 초급속 충전의 편의성이 얼마나 놀랍습니까? 쏘울 부스터 EV를 충전 시 100kW 충전소를 간신히 찾아서 50분 가량 걸려서 20%→81%로 충전했었는데, 이핏 초급속충전은 비슷한 조건으로 15분도 안 걸리는 것입니다.



잔량 18% 상태로 80여km 주행 가능했던 EV6는 초급속충전 15분만에 80%로 충전된 뒤 잔여 주행거리가 360km(공조 off 시 389km)로 넉넉하게 올라가 있습니다. 15분이라는 시간은 장시간 주행 후 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을 갔다가 잠시 커피를 한 잔 사먹는 시간 정도 될텐데, 전기차의 충전이 그것보다도 더 빨리 된다면 사실상 충전 스트레스 없이 전기차 장거리 운용도 가능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판교 이핏은 휴게소와 달리 땅값 비싼 도심의 상가 주차장에 위치한 곳이다보니, 주차요금이 생각 이상으로 발생하는 점이 옥의 티였습니다. 20분내 회차 시 주차비 무료라고 하지만, 주차장 내 입차하여 이핏을 찾아 헤매고, 오랜만에 켠 이핏 앱을 업데이트하면서 초기화된 결제정보를 재입력하느라 시간을 꽤 써서 그런지 회차 가능 시간을 초과한 저는 10분당 1천원의 주차요금이 적용되어 32분 주차요금으로 4천원을 내고 출차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충전기 주변에 유료주차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는 안내 패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건물 내 카페에서 커피라도 한 잔 해서 주차요금을 안 내게끔 머리를 썼을텐데 말이죠.



이핏에서 초급속충전 대응 가능 차종을 끌고와 차원이 다른 충전속도를 체험해보니, 지금 타고 있는 전기차를 향후 바꿀 때 꼭 초급속충전 대응 가능 차종을 후보에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00V급 일반 전기차로 50분 이상 시간을 써가며 급속충전을 하는 것은 장거리 주행 여정이 너무 길어지고, 만일 누가 먼저 충전하는 것을 기다려야 한다면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15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초급속충전을 하고 다음 목적지로 떠날 수 있다면, 돈으로도 살 수 없다는 시간을 정말 돈으로 살 수 있는 신세계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오닉5, EV6, GV60 등 초급속충전 대응 가능한 전기차를 체험할 일이 있으시다면 꼭 이핏에서 초급속충전도 경험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V라운지 파트너 아방가르드(evloun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