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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머큐리 브랜드 '역사 속으로' 사라져

ev라운지
입력 2010-05-31 09:57:07업데이트 2023-05-10 22:59:37
머큐리 세이블머큐리 세이블
미국 자동차 메이커 포드의 전설적인 브랜드 머큐리(Mercury)가 말 그대로 전설이 될 전망이다.

28일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업계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포드, 이름난 브랜드 머큐리를 없애기로 하다(Ford Plans to Kill Storied Mercury)'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이렇게 보도했다.

머큐리는 1939년에 미국 자동차산업의 전설인 설립자 헨리 포드의 아들인 에드셀 포드가 만든 브랜드. 오랜 기간 동안 저가 모델인 포드와 고가 모델인 링컨 사이에서 '사다리' 역할을 맡아 훌륭히 수행해 왔다. 하지만 포드의 CEO인 앨런 멀랠리를 비롯한 경영진들은 1980년대 이후 더 이상 시장에서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고 정체된 머큐리 브랜드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포드는 최근 몇 년 동안 여성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머큐리를 살리려는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으나 매출이 꾸준히 줄어들며 고전하던 참이었다. 머큐리 모델은 2000년 35만9,143대가 팔렸지만 2009년에는 9만2,299대로 뚝 떨어졌다. 자동차 정보제공 전문사이트 에드먼즈닷컴(Edmunds.com)의 CEO 제레미 앤윌도 "머큐리는 미국의 자동차 시장에서 그 의미를 잃었다"며 "변화를 위해 노력할 가치도 없는 브랜드"라고 밝혔다.

머큐리 브랜드를 없애려는 경영진의 결정은 포드 가(家)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순탄치만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장 윌리엄 포드 주니어의 사촌인 엘레나 포드는 강력하게 브랜드 폐쇄를 위한 사전작업들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머큐리의 '사다리 전략'에 자극 받아 여러 브랜드를 만들어냈던 GM도 폰티악과 새턴 브랜드를 이미 없앴고, 곧 허머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머큐리는 21세기 들어 자동차업계에서 사라지는 가장 최근의 브랜드로 기록되게 됐다"고 전했다.

포드는 이번 브랜드 축소를 거치며 링컨 브랜드가 좀더 유연하게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지금까지 고군분투했던 링컨이 앞으로 렉서스나 BMW,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럭셔리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