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자동차 축제 ‘프랑크푸르트모터쇼(이하 IAA)’가 오는 10일 언론 공개 행사로 막을 올린다. IAA는 파리모터쇼와 격년제로 열리는 행사로, 2017년 이후 2년만에 바통을 이어받았다. 독일에서 열리는 만큼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등 자국 업체들이 안마당에서 펼치는 최신 트렌드 대결이 볼만하다. 특히 이번 모터쇼는 기존 전시회 성격을 탈피하려는 모습이 영력하다. 모터쇼 조직위원회는 ‘IAA 컨퍼런스’를 통해 미래 자동차 관련 200명 연사를 초청해 자율주행, 전기화 등을 소개하면서 이와 관련 산업간 소통에 큰 부분을 할애할 전망이다.
○ 안방서 주연 노리는 독일업체들
우선 메르세데스벤츠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B클래스를 2019 IAA에서 처음 선보인다. GLB클래스는 4기통 2.0리터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으로 최고 221마력, 최대 35.0㎏·m를 낸다.
전기 밴 EQV도 공개할 예정이다. EQV 최고출력은 200마력이며 완충 시 최장 400㎞를 달릴 수 있다. 여기에 90㎾h 짜리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은 차체 바닥에 평평하게 넣어 탑승 공간을 침범하지 않고, 11㎾용량 충전기는 가정이나 공공 충전소에서 AC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EQV는 하반기부터 사전 계약에 들어가고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BMW는 3세대 X6를 선보인다. X6는 2008년 처음 세상에 등장한 후 꾸준한 인기를 받으며 성장했다. 파워트레인은 3.0리터 가솔린과 디젤, V8 4.4리터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이 골고루 탑재되며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들어가 강력한 힘을 갖췄다는 평가다.
아우디는 전기구동 오프로드 차량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AI:트레일 콘셉트카와 고성능 모델 뉴 아우디 RS 7 스포트백을 데뷔시킨다. 아우디는 전시 부스에 A4, Q7, A1 시티카버, Q3 스포트백, RS 6 아반트 등 신형 모델을 전시한다. 양산 모델 외에도 아우디 디자인의 비전을 담은 네 대의 신차가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아우디 부스에 전시될 차량 26대 가운데 절반 이상이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모델이다.
폴크스바겐은 ID. 패밀리의 첫 번째 양산형 순수 전기차인 ID.3를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세계최초로 공개한다. 폴크스바겐 새로운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ID.3는 45㎾h에서부터 77㎾h 사이 3가지 용량 배터리 옵션으로 구성돼 있다. 배터리 선택에 따라 330~550㎞의 범위 내에서 주행이 가능하다. 더불어 충분한 충전 용량 덕분에 약 30분만에 290㎞를 달릴 수 있을 만큼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신형 e-업!도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등장한다. 기존 18.7㎾h에서 32.3㎾h로 용량이 대폭 늘어난 새로운 배터리 시스템 덕분에 신형 e-업!은 한번 충전으로 최대 260㎞를 주행할 수 있다. 고속충전 시스템이 적용돼 한 시간 충전으로 최대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포르쉐는 첫 번째 양산형 전기차인 타이칸을 선보인다. 새 스포츠카는 최고 600마력(440㎾) 이상을 발휘하는 2개의 모터를 탑재해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3.5초, 200㎞/h까지는 12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여기에 1회 충전으로 최장 500㎞(NEDC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800V 시스템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단 4분 만에 재충전하며 이는 100㎞까지 주행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 국내 완성차업체 유일 현대차 참가
현대자동차는 이번 IAA에서 미래 전기차의 방향성을 담은 EV 콘셉트카 ‘45’를 공개한다. EV 콘셉트카 45는 1974년 세간에 처음으로 공개된 포니의 콘셉트카 ‘포니 쿠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현대차는 ‘포니 쿠페’ 콘셉트카에서 선보인 직선이 강조된 디자인을 재해석 해, 45년 이후 출시된 전기 콘셉트카에 반영했다.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양산될 전기차에는 클래식한 레트로 감성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전기모터가 장착될 예정이다.
○ ‘전통 모터쇼’ 탈피… 소통 강조
프랑크푸르트 조직위원회는 올해 모터쇼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전시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2019 IAA 조직위 관계자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자동차 산업 전체와 마찬가지로 변화하고 있다”며 “전시회에서 올해 지속 가능한 개별 이동성 분야의 모든 관련 참가자들이 보다 다양하게 참석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직위는 이 일환으로 ‘모빌리티를 넘어(Beyond Mobility)’라는 슬로건 아래 IAA 컨퍼런스를 연다. 여기에는 전기이동성 및 기타 대체 동력선, 인공지능, 스마트 시티, 공유 경제, 인포테인먼트 등 향후 관련성이 있는 주제를 다룬다. 즉, 미래 모빌리티가 인간 삶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IAA 컨퍼런스에 예정된 200명 연사에는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 올라 켈레니우스 다임러 CEO, 포뮬러 1 세계 챔피언 등이 포함돼 있다. 이밖에 ‘IAA 익스피리언스’, ‘IAA 커리어’ 등 모터쇼 참여 프로그램을 극대화해 관람객과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