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3조 투자하고도 전기차 접은 다이슨…전기차 시장은 거품일까

뉴스1
입력 2019-10-16 10:47:00업데이트 2023-05-09 19:18:32
다이슨이 지난해12월 착공에 들어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기로 한 싱가포르의 전기차 생산 공장 조감도(다이슨 제공) 2018.10.24/뉴스1 © News1다이슨이 지난해12월 착공에 들어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기로 한 싱가포르의 전기차 생산 공장 조감도(다이슨 제공) 2018.10.24/뉴스1 © News1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현대차 전기차 콘셉트카 ‘45’.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뉴스1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현대차 전기차 콘셉트카 ‘45’.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뉴스1
최근 영국의 가전업체 다이슨(Dyson)이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야심차게 준비했던 전기차 사업을 접는 사례 등을 보며 전기차 시장의 위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업계에선 회사의 전략 미스와 일시적인 수요 감소로 해석하며, 전기차에 대한 폭발적인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전기차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6년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며 20억파운드(약 3조원)이라는 막대한 투자 계획을 밝힌 다이슨이기에 이번 사업 철수 발표는 충격파가 컸다.

우려되는 신호는 또 있다. 지난 14일 SNE리서치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의 올해 8월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7.0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20.4%,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미국은 28.2% 급감했다.

배터리 사용량이 2017년 1월 이후 감소한 건 2년 7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번 사용량 감소는 그 동안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의 전기차 기업 ‘니오’는 지난 4년 동안 50억달러(약 6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의 고전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다만 이는 최근의 미-중 무역갈등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과 미국은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국가들인데, 이번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감소에는 이들의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수요가 여전하지만, 최근 전기차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로 거품이 꺼져 시장이 축소되는 것처럼 보이는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양국의 일시적 갈등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된 것이기에 최근의 전세계 배터리 사용량 감소는 심각하게 보고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8월 배터리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미국·중국과 달리 같은 기간 유럽은 77.7% 성장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기도 했다.

미국도 전기차의 수요가 다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현재 35만대 정도인 전기·수소차를 2025년 150만대, 2030년 500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 아래 25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박현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전기차 시장도 유럽 못지 않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배터리 생산 업체들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한국 업체들의 주 시장은 유럽인데, 주요 유럽 국가들은 환경 이슈로 인해 내연기관차를 축소하고 친환경차의 판매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2021년부터 차량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따른 벌금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부과될 것”이라며 “규제 강화로 전기차의 성장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이번 다이슨의 전기차 사업 철수는 그만큼 배터리 생산에 대한 높은 진입 장벽을 보여준 만큼,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배터리 업체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슨이 전기차와 배터리를 같이 생산한다고 했을 때부터 이미 어렵다고 봤다”며 “배터리는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해 부품을 조립하는 영역이 아니라, 미세한 공정 기술의 성공률을 높게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