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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일자리 지표 개선됐지만 체감 성과 낮아 아프다”

세종=주애진 기자 , 박효목 기자
입력 2019-11-11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9:07:57
청와대 스스로 평가한 문재인 정부 2년 반 동안 가장 아쉬웠던 정책은 일자리 정책이었다. 일부 고용지표가 개선됐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 않았다는 반성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기존의 강력 규제 기조를 이어가며 언제든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 “일자리 문제, 체감 성과 낮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함께한 ‘3실장 합동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국민 삶 속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만큼 우리의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결국 일자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처음 탄생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 적폐청산, 일자리 등인데 이 중에서 국민들의 생활과 가장 깊이 연결돼 있는 것은 결국 일자리 문제”라며 “지표상으로 개선된 부분도 많지만 그럼에도 체감 성과가 낮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아프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문 정부가 가장 못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고 답한 적이 있다. 그는 이에 대해 “당시 국감에서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 남북관계 교착 상태 등 (잘하지 못한 일) 몇 가지가 떠올랐다”며 “그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이 정치적인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8일 부처 합동으로 낸 ‘한국경제 바로알기’ 자료에서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고용지표가 개선되며 고용의 양과 질이 뚜렷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10일 노 실장의 발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평가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40대와 제조업 취업자가 계속 감소하는 등 한국경제의 핵심 일자리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 “부동산 추가 대책, 필요 시 주저 없이 시행”


김 실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관련해 “핀셋 규제 원칙을 유지하면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순발력 있게 추가 지정하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7일 서울 27개 동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또 “현 정부의 주택정책 기조는 확고하며 남은 2년 반 동안에도 일관되게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수요자 보호라는 원칙 아래 서울 집값을 억누르는 기조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조만간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의 고가 아파트 매수자 가운데 자금조달계획서 내용이 미흡한 사람을 대상으로 자금 출처 조사도 시행하겠다고 했다. 9·13 부동산대책 등으로 조여 놨던 대출 규제를 더 강화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김 실장은 “초고가 아파트, 다주택 소유자 등 국민의 일부에서 나타나는 부동산 과열 기대에 대한 부담을 늘리기 위한 대출 규제, 세금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갖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주저함 없이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추가 대책 시기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하면 부동산 시장의 기대를 왜곡하는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일부 지역의 초고가 아파트에서 과열 조짐이 나타나는 것을 언론이 정부와 시장의 게임 또는 갈등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 ‘타다’ 논란에 “취약계층과 이익 나눠야”


최근 정부의 뒷북 대응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던 차량호출서비스 ‘타다’에 대해 김 실장은 “때가 되면 늦추지 않고 필요한 결정을 내려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다만 “혁신의 결과에 대한 권리를 혁신가에게 보장해 줘야겠지만 혁신가들 역시 그로부터 얻는 이익을 우리 사회 전체, 특히 그 혁신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한 분들과 나눠야 한다”고 했다. 특히 김 실장은 올 6월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에게 “포용사회에 동참해달라”고 말하며 예시한 구절도 다시 꺼냈다. ‘혁신가에 의한, 자본가로부터 자본주의 구하기(Saving capitalism from the capitalists by the innovators)’라는 말이다. 이는 건전한 자본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혁신 사업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주애진 jaj@donga.com / 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