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행사장 모든 전자기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전남 진도 쏠비치에는 BMW코리아 야외 전시장이 마련됐다. 전시장은 조명 수십 개와 대형 모니터 등 전력 소모가 높은 전자기기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날 전시장에서 진행된 BMW코리아 친환경차 전략 발표 시간 내내 이 기기들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BMW코리아 진도 쏠비치 야외 전시장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하 ESS)’을 통해 모든 전자 사용이 가능했다. 제갈명식 BMW코리아 전기차충전인프라 담당은 “제주도에서부터 ESS를 직접 공수해 왔다”며 “이번 행사에서 ESS의 다양한 활용 방법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SS는 신재생 에너지를 중고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해 또 다른 에너지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다. 현재 BMW코리아는 ESS를 핵심 프로젝트로 선정하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e-고팡’을 제주도에 설립하기도 했다.
BMW코리아는 소형 컨테이너 내 모든 기능을 넣은 ‘올인원’ 방식이라 어디든 옮겨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ESS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특별히 제주도에서부터 ESS를 직접 공수해 왔다. 이와 함께 BMW PHEV 전략 발표를 위해 별도로 마련된 컨테이너 부스 ‘넥스트 스테이션(Next Station)’에 사용되는 모든 전력 수급을 ESS로부터 받아 보조전원 등의 역할이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의 실제 사례를 보여줬다.
e-고팡은 저장소를 의미하는 제주도 방언 ‘고팡’이라는 단어를 차용해 지어졌다. 제주도 풍력 발전으로 얻은 전기 에너지를 저장 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소다. 신재생 에너지를 중고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해 에너지를 공급하는 국내 최초 전기차 충전소라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e-고팡 핵심은 최대출력 250kW 독립운전이 가능한 중고전기차 기반 ESS로, 안에는 단위용량 22kWh 상태가 천차만별인 i3 중고 배터리 10대분(총 용량 220kWh)이 들어가 있다.
제갈명식 BMW코리아 매니저는 “올해 들어 7만대 이상 전기차가 보급되며 전기차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문제는 전기차의 확산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숙제였다”라며 “교체한 배터리를 그대로 재사용해 사용 기한을 5년 이상 연장시킬 수 있는 e-고팡 프로젝트는 향후 전기차 관련 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BMW는 2017년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에 자동차에 사용된 적 있는 중고 배터리 700개를 재활용한 15㎿h 규모의 에너지 저장시설을 구축했다. 해당 충전소 프로젝트 기획과 추진을 맡은 BMW는 2014년 국내 출시된 BMW의 i3차량의 중고 배터리를 공급했다. 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는 e-고팡의 운영을 맡기로 했다. 전문기업인 케이씨에스글로벌과 중앙제어는 각각 배터리 컨테이너와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급속 및 완속 충전기를 제공한다.
진도=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