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국내 시장 판매목표를 125만2000대로 설정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실적(126만2047대)에 비해 0.8% 줄어든 수준으로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73만2000대(제네시스 포함), 기아차는 52만 대다. 두 브랜드 모두 작년 실적보다 판매대수를 낮춰 잡았다.
다만 현대차의 경우 2019년 목표(71만2000대)보다는 높게 설정해 올해 내수 시장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지난해 신형 쏘나타와 그랜저(페이스리프트) 등 굵직한 신차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도 강력한 신차 라인업을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돌입한다.
특히 올해는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큰 변화를 겪는다. 라인업 강화를 통해 세단 위주 브랜드에서 벗어난다.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모델 흥행을 통해 수익 개선까지 노리는 모습이다.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이 이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GV80은 현대차가 내놓는 올해 최대 야심작으로 꼽힌다. 앞서 외관 디자인과 일부 사양이 공개됐다. 메르세데스벤츠 GLE와 BMW X5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SUV 모델과 경쟁하는 차종으로 만들어졌다. 대형 SUV와 고급 사양 및 소재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성을 갖춘 것이 특징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제네시스 GV80
뒤이어 주력 세단인 G80이 완전변경을 거친다. 기존 G80은 현대차 제네시스(BH)로 개발돼 ‘반쪽짜리’ 제네시스로 여겨졌지만 신형 G80은 순수하게 제네시스 브랜드로 선보인다. 현행 G80은 작년 총 2만2284대가 팔려 제네시스 브랜드 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거뒀다. 현대차 브랜드 역시 주력 모델 신차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 철학이 적용된 신형 투싼과 신형 아반떼를 올해 출시한다. 인기가 줄어든 준중형급 모델이지만 크기를 키우고 고급 사양을 더하는 등 상품성 개선을 통해 국내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이밖에 쏘나타 N라인과 i30 페이스리프트 등 다양한 파생 및 상품성 개선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올해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를 선보인다. 두 모델 모두 꾸준히 브랜드 실적을 이끈 차종이다. 작년 K7(페이스리프트)과 신형 K5, 셀토스 흥행을 이어갈 기대작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 투입해 국내 시장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무리한 판매 확대보다는 내실 있는 판매 전략을 펼쳐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비전T 콘셉트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457만6000대, 296만대 등 총 753만6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지난해 실적인 719만3000대보다 4.8%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국내 73만2000대, 해외 384만4000대를 사업계획으로 정했고 기아차는 국내 52만대, 해외 244만대를 목표로 확정했다. 해외 판매목표의 경우 미국과 유럽 등 주요시장을 중심으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보수적으로 잡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수익과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권역별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 사업운영 체제를 확립할 것”이라며 “올해를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