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빨라지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의 피해기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중국발 부품대란에 이어 자동차부품산업의 메카인 대구·경북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부품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고, 신차 마케팅과 내수 판매에도 제동이 걸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전선부품 ‘와이어링 하네스’ 물량이 여전히 40~6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 등으로 협력사 중국 공장의 직원 출근율이 저조한 것이 주된 이유다. 물량부족사태가 이어지면서 현대·기아자동차 등의 국내 공장에서는 제품없이 빈 컨베이어벨트만 돌아가는 ‘공피치’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산도 문제다.
지난 21일 현대차 1차 협력사인 서진산업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며 서진산업 공장을 폐쇄, 방역하고 부품생산을 중단하면서 포터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4공자 42라인이 25일 하루 휴업했다. 서진산업은 포터의 적재함 철판 부분을 공급하는 업체다. 서지난업은 직원 280명에 대한 코로나 감염 여부를 체크하고, 공장을 폐쇄했다.
서진산업이 25일부터 생산을 재개하며, 현대차 포터 생산라인도 26일부터 다시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될 경우 이같은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어 업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많은 인원이 모여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작업을 진행하는 완성차공장의 특성상 단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생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 방역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부품 수급 문제로 국내 공장이 셧다운되며 생산에 차질이 큰 상황”이라며 “방역을 강화하며 생산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차 마케팅과 판매에도 줄줄이 차질이 생기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야심차게 준비해온 신차 ‘XM3’를 출시하고 다음달 4일 미디어 시승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를 중단했다.
르노삼성은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며 국가적으로 적극적 예방 활동이 요구되고 있어 행사를 취소했다”며 “신차 출시 일정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4월21~30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베이징모터쇼가 무기한 연기되며 중국 마케팅에 차질을 빚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조직 경영진을 대거 교체하고 올해부터 대대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었다.
판매에도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사태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데다 대리점을 찾고 딜러와 만나는 것 조차 기피하는 분위기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예약판매됐던 차량들은 나가고 있지만 일반 판매는 확실히 위축됐다”며 “중국이 극도로 위축된데다 내수까지 줄고 있어 2월 완성차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한편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등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재본사 출입문에 열화상 카메라를 배치해 모든 근로자 등 출입자 대상으로 체온을 확인하고 있으며,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노조 역시 코로나19 예방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마스크, 손 소독제 등 현장 조합원에 대한 예방 보급품 점검에 나서며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