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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 쌍용차 신규 투자 중단 선언…9년 만에 다시 존폐 기로

뉴스1
입력 2020-04-05 15:56:00업데이트 2023-05-09 16:50:19
2016년 영국에서 진행된 쌍용자동차 티볼리 에어(수출명 XLV) 시승행사 현장.(쌍용차 제공) 2016.8.22/뉴스1 © News12016년 영국에서 진행된 쌍용자동차 티볼리 에어(수출명 XLV) 시승행사 현장.(쌍용차 제공) 2016.8.22/뉴스1 © News1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의 마힌드라그룹이 5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중단을 결정하면서 쌍용차가 9년 만에 다시 존폐 기로 위에 섰다.

쌍용차는 이번 자금지원 중단에도 불구하고 경영쇄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대주주의 자금 지원 중단 결정으로 쇄신안의 정상적인 추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자동차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대주주가 발을 빼는 상황에서는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의 지원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쌍용차 “5000억원은 향후 3년 필요자금, 경영쇄신 차질 없이 추진”

쌍용차는 5일 입장자료를 내고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기위축으로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 자금 지원 차질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래 경쟁력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경영쇄신 작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5000억원은 당장 올해 조달이 필요한 자금이 아니라 향후 3년 동안의 필요 자금”이라며 “마힌드라가 제시한 다양한 지원방안의 조기 가시화 및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협력방안을 통해 차질 없이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앞선 3일(현지시간) 마힌드라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인 마힌드라&마힌드라는 특별이사회를 열고, 향후 현금 흐름을 고려할 때 쌍용차에 신규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마힌드라는 향후 3개월간 최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승인하고, 쌍용차에 자금을 마련할 대안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

마힌드라&마힌드라는 자금 지원을 거부하는 대신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과 자재비 절감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주주 발빼는데 왜 우리가”…산은, 대출금 900억원 만기 연장 여부도 불투명

쌍용차는 이번 마힌드라의 지원 중단 결정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당초 마힌드라는 총 4억2300만달러(약 5228억원)를 쌍용차에 투입해 2022년에는 회사를 흑자로 돌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투자액 중 2300억원은 마힌드라가 유상증자 방식 등으로 직접 수혈하고, 나머지 2700억원은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한국 국책금융기관에서 재정 지원을 받아 조달한다는 계산이었다.

지난 1월 쌍용차 의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사장은 산은을 방문해 이동걸 회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이 같은 입장을 전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마힌드라가 돌연 신규 자금 투입을 거부하면서 이 같은 신규 자금 투입 계획은 전면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당시 코엔카 사장의 추가지원 요구와 관련, “상대방(산업은행)이 하지 않으면 나(마힌드라)도 안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세를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꼽았다. 산은으로선 우선 쌍용차가 오는 7월에 갚아야 하는 대출금 900억원의 만기 연장 여부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200억원과 마찬가지로 만기 연장을 해줘야 쌍용차 부도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

만기를 연장해 준다고 하더라도 신규 자금이 추가로 투입되지 않으면 정상화가 어렵다. 지난 2018년 산은이 한국지엠에 8000억원을 지원해 부도를 막은 바 있지만, 산은은 한국지엠의 2대주주였던 반면 쌍용차는 채권단 중 한 곳에 불과하다. 산은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쌍용차 채권은 1900억원이다.

◇쌍용차,12분기 연속 적자…감사보고서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

2011년 인도 마힌드라가 인수한 쌍용차는 주력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작년 말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쌍용차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10만7789대)와 수출(2만5010대·반조립 제외)을 합쳐 13만2799대를 팔았다. 판매량은 전년 대비 6.5% 줄었다. 내수는 예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수출은 무려 23.9% 급감했다.

쌍용차의 어려운 상황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도 잘 나타난다.

감사인은 지난해 쌍용차 감사보고서에서 “2019년 말 현재 2819억원의 영업손실과 3413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며 “연결실체 유동부채도 유동자산보다 4859억원 초과하는 등 계속기업으로서 그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쌍용차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감사한 회계법인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쌍용차의 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적잖은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감사보고서는 이어 “만일 미래의 사건이나 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금조달 및 경영개선) 계획에 차질이 있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정상적인 영업활동과정을 통해 (부재를)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신차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았던데다 코로나19 충격이 더해졌는데, 대주주가 이번에 지원 계획까지 철회하면서 더욱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