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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이익 반토막난 기아차, 2분기엔 ‘수요절벽’ 비상(종합2보)

뉴시스
입력 2020-04-24 13:41:00업데이트 2023-05-09 16:43:57
 기아자동차의 1분기 순이익이 ‘반토막’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본격화한 4월에는 8만8000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기아차는 24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은 17.1% 증가한 14조5669억원, 영업이익은 25.2% 감소한 4445억원, 순이익은 59.0% 감소한 266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1분기 통상임금 환입 역기저효과…코로나19 소폭반영

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은 지난해 1분기에 통상임금 노사합의에 따른 충당금 4300억원이 환입된 데 따른 역기저효과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은 3월 중순 이후 본격화해 1분기 실적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기아차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은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약 970억원) ▲텔루라이드, 셀토스를 앞세운 미국과 인도 시장 판매 호조 ▲판매 믹스 개선 등 긍정적 요인으로 4445억원을 달성했으나, 통상임금 환입으로 인해 일시적 영업이익 증가가 발생한 지난해보다는 25.2% 감소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1분기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전이라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우호적 원-달러 환율, 국내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차 효과, 제품 믹스 개선 등의 요인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난달 말부터 주요 지역 공장 가동과 판매 중단이 시작되면서 2분기에는 심각한 경영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상황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신차를 앞세워 판매 감소 최소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2.4%p 높은 84.5%를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 일회성으로 반영된 통상임금 소송 충당금 환입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과 유사한 비중을 유지했다. 판매관리비 비율은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과 신차 판매 확대에 따른 매출액 증가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12.4%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7%p 감소한 3.1%를 기록했다. 경상이익은 1분기 중 코로나19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해외법인 등 관계사 손익 악화로 지분법손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원·달러 기말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관련 손실 등이 더해지며 2819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70.2% 감소했다.

1분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64만8685대였다. 국내 판매는 1.1% 증가한 11만6739대, 해외 판매는 2.6% 감소한 53만1946대를 각각 나타냈다.

국내 판매는 2월 부품 수급 문제로 일부 생산 차질이 발생했으나 이후에는 부품 수급 정상화에 나서며 셀토스, 신형 K5 등의 신차 효과가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북미 올해의 차’와 ‘세계 올해의 차’를 모두 석권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를 앞세워 판매가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은 중국과 3월부터 급속하게 영향을 받은 유럽에서는 산업수요 급감으로 인해 큰 폭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북미권역에서는 8.9% 증가한 19만3052대, 유럽권역에서는 10.1% 감소한 11만7369대, 중국에서는 60.7% 감소한 3만2217대가 각각 판매됐다. 러시아, 아프리카·중동, 중남미 등 기타 시장에서는 2.4% 감소한 19만4272대를 판매했다. 인도에서는 셀토스와 올해 2월 출시한 카니발 등을 앞세워 3만9677대 판매를 이뤘다.

◇2분기 수익성 악화 불가피…“탄력대응으로 위기 극복”

기아차는 2분기부터는 중국,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인도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의 본격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영환경 불확실성과 자동차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지속된 주요 국가 간 무역분쟁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급격한 수요 감소가 더해져 올 한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여건이 전망되는 가운데 신차 중심의 판매 역량 집중,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탄력적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인기를 얻고 있는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곧 투입을 앞둔 신형 쏘렌토 등 고수익 레저차량(RV) 차종 판매에 집중하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대응한 특별 할부 구매 프로그램 운영, 전방위적 딜러 지원으로 판매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당분간 큰 폭의 판매 감소를 피하기 어렵지만,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판촉 활동을 강화하고 씨드와 니로 등 인기 차종을 앞세워 판매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인도는 3월 말부터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지만, 가동이 정상화되면 인기 모델인 셀토스 적기 공급으로 2분기 수요 감소 영향을 최소화할 예정이며, 3분기에는 엔트리급 신규 SUV를 출시해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국내에서 먼저 좋은 반응을 얻은 고객 지원 프로그램을 현지화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급격히 위축된 수요 심리 회복에 나서고 핵심 차종 위주로 판매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4월 생산차질 8만8000대…판매망 가동 美 50%·유럽 45%

기아차는 이날 실적발표 직후 콘퍼런스콜을 갖고 “4월 전체 생산차질이 8만8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국내공장 생산차질은 1만6000대, 나머지는 해외공장 생산차질”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미국은 다음달 3일까지 셧다운 후 생산을 재개하게 되고, 유럽은 부활절 연휴를 거쳐 24일까지 가동을 하게 되는데, 3교대에서 2교대로 유연 생산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판매망의 경우 미국은 50%, 유럽은 45% 가량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는 “미국의 경우 가동되는 딜러가 30%, 제한적 운영이 50%, 완전 미가동이 50%로, 대략 50%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럽은 45% 수준의 딜러가동률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품수급에는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는 “유럽에서 들어오는 부품은 타이어를 제외하고 크게 의존하는 것이 없다”며 “생산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공장은 현지화가 90%, 유럽은 80% 수준”이라며 “역내 재고는 10~20일, 역외재고는 한 달에서 두 달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국내의 경우 생산차질이 1만6000대 수준인데 재고관리를 타이트하게 유지하며 수출을 조절하고, 판매 호조를 유지하고 있는 내수부문의 유연생산을 통해 차질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7.9조 유동성에 회사채 등 더해 10조원 ‘확보’…“플랜S 일관되게 추진”

기아차는 당초 계획했던 7조9000억원의 유동성에 회사채 등 외부조달로 3조원 정도를 더해 1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기아차는 지난 14일 실시한 3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7천200억원 수준의 기관 수요를 확보하며 발행액을 6000억원까지 증액했다.

기아차는 전사적인 비용 절감은 물론, 선제적 전기차 전환,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 등의 노력은 아끼지 않고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전무)는 “불요불급한 비용을 절감하고, 이 어려운 시기에 대처를 잘해 체질을 개선해 위기를 기회로 돌릴 준비를 하고자 한다”며 “우리가 가진 투자계획, 순수 연구개발(R&D), 제품개발과 관련된 꼭 필요한 부분은 전혀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며 “플랜S는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플랜S는 기아차가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위해 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영역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2분기부터는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요 절벽에 직면할 우려가 크다”며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경영환경이지만 언택트 마케팅 활동과 경쟁력 있는 신차 판매에 집중해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