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소재 본사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2020년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4조56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445억 원으로 25.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임금 소송 충당금 환입 효과도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과 신차효과 및 제품 믹스 개선 등의 요인으로 매출 실적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분기부터 코로나19 사태 영향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기아차 측은 전했다. 지난달 말부터 주요 지역 공장 가동과 판매 중단이 시작되는 등 2분기에는 심각한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기아차 측은 “상황변화에 촉각을 기울이고 신차를 앞세워 판매 감소 최소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량의 경우 국내에서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해외시장 부진이 가시화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국내 판매량은 11만6739대로 전년 대비 1.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고 해외의 경우 2.6% 감소한 53만1946대다. 전체 판매량은 64만8685대로 1.9% 줄었다.
기아차에 따르면 국내 판매는 지난 2월 부품 수급 문제가 있었지만 정상화되면서 주요 차종이 신차효과를 이어갔다. 미국에서는 ‘북미 올해의 차’와 ‘세계 올해의 차’를 석권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인도시장에서는 셀토스와 카니발이 인기를 끌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중국과 유럽에서는 3월부터 수요가 급감해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기아차 텔루라이드
올해 전망의 경우 기아차는 지속된 주요 국가 간 무역분쟁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이 더해져 올해 경영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분기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주요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 감소 최소화와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탄력적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전사적으로 비용 절감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선제적인 전기차 전환,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 구현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지속한다는 계획이다.기아차 관계자는 “2분기부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요 절벽에 직면할 우려가 크다”며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이지만 시장별 상황에 맞는 마케팅 활동과 경쟁력 있는 신차 판매에 집중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