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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조선 악화에 감산 현실화…고민 깊어지는 철강업계

뉴시스
입력 2020-04-26 07:06:00업데이트 2023-05-09 16:43:42
국내 철강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수익성 방어에 안감힘을 쏟고 있다.

수요 감소 영향으로 생산량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구체적인 감산 계획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세계 3위 철강업체 일본제철이 고로(용광로) 1기 가동을 추가 중단하기로 했다. 철강재 수요 급감에 따라 도쿄 인근 지바현의 동일본제철소 기미쓰 공장 내 고로 1기를 다음 달 중순부터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제철은 이달 초 고로 2기 가동 중단 계획을 밝혔다. 이바라키현 가시마제철소의 고로가 이달 중순 폐쇄됐고,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제철소도 이달 말 고로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이로써 멈추는 고로는 총 3개로 늘어났다. 이번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으로 일본제철의 전체 조강 생산능력은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세계 철강사는 잇따라 감산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도 최근 이탈리아 타란토제철소의 생산능력을 25% 줄이기로 했다. 미국 US스틸, 인도 JSW스틸은 이달 일부 고로시설을 폐쇄했다. 남미 최대 철강사인 브라질의 게르다우는 전기로 가동을 멈췄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도 글로벌 철강 업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시장 상황에 맞춰 수급을 조절하는 등 탄력 대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으로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지만 인위적인 감축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포스코는 생산량 조정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최근 포항·광양 제철소의 고철 원료 입고량을 조정하자 ‘조만간 감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회사 측은 원가 철감 차원에서 실시한 조치로 아직 고로 감산을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철강 수요 감소에 따라 생산량 감축이 불가피하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커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조강생산 전망치는 지난해 3670만t에서 260만t 감소한 3410만t으로 제시했다.

김광무 철강기획실장(전무)은 지난 24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감산이나 설비의 가동 여부를 결정할 때는 주문 고정량과 지속성을 본다”며 “향후 수요가 얼마나 될지가 중요한데 매주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시장 상황을 보면서 설비의 가동률을 조정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광양 3고로 개수가 1~2분기에 있어 자연스럽게 감산의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보충했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강판 산량을 70만톤(t)대로 내려잡았다. 연간 전기로 열연강판 생산량인 80만톤~90만톤대보다 낮은 목표다. 수급 상황에 따라 가동 중단도 염두해두고 있다.이에 반해 쇳물을 생산하는 핵심 설비인 고로(용광로)는 정상 가동할 방침이다.

고로 셧다운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고로는 1년 내내 내부 온도를 1500도 이상으로 유지해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다. 한 번 가동을 멈추면 온전히 회복하는 데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데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수요가 단기간내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감산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아직 실질적인 감산 계획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유럽 등은 고로 역사만큼 설비가 오래돼 노후 설비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셧다운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철강사의 고로는 대형 설비인데다 비교적 최신식이다. 감산을 하더라도 이는 최후의 수단이며 고로 가동 중지와 같은 방식으로 감산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