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국내공장들이 5월에도 생산 차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 2월 중국산 부품 ‘와이어링 하네스’ 수급 문제로 국내5개 완성차공장이 멈춰선 이후 가동 중단이 끊이지 않으며 타이어업계와 부품업계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르노삼성·쌍용차가 모두 징검다리 연휴인 다음달 4일 공장을 쉰다. 한국지엠 역시 4일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 울산3공장, 기아차 광주2공장과 소하리공장,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6~8일도 휴업한 후 11일 문을 열 예정이다.
영업일수로 따지면 4일과 6~8일 나흘간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달 30일 부처님오신날, 다음달 1일 노동절과 주말 등을 붙여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11일간 공장 가동이 멈춰선다.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며 판매에 제동이 걸린 만큼 징검다리 연휴에 가동을 중단하고 수출 물량 생산을 조절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울산3공장은 i30, 아이오닉, 베뉴의 생산이 이뤄지는 곳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해외판매에 제동이 걸리며 가동 중단이 결정됐다.
현대차 측은 “현대차 울산3공장이 6~8일 임시 휴업하기로 했다”며 “수출 물량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역시 다음달 4일 이후에도 대규모 휴업이 예정돼 있다. 기아차 광주2공장과 광명 소하리 1, 2공장은 다음달 8일까지 휴업한다.
르노삼성 역시 8일까지 부산공장의 문을 닫는다. 르노삼성은 “지난 2월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 문제로 나흘간 문을 닫은 후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공장을 풀가동해왔다”며 “5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니 4일과 6~8일 나흘간 공장을 멈춰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작업환경 개선 등 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동 중단 이후에는 XM3, QM3 등 대기물량이 많은 차종을 우선순위로 생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월부터 시작된 완성차 국내공장의 조업차질이 5월까지 이어지며 부품업계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완성차업체의 타격은 1, 2, 3차 협력사로 내려갈 수록 더욱 확산되며 파장을 일으킨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만기를 밪는 자동차부품사들의 채무는 2조4000억원으로, 매출 급감 사태가 이어지면 연쇄부도마저 우려되는 지경이다. 100대 자동차부품사의 절반가량이 신용등급 B+ 이하인 것도 문제다.
현대차그룹에 차량용 샤시와 바디 부품을 생산하는 1차 협력사 화신은 올해 말까지 2377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지만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712억원으로 빠듯하다. 부산주공 역시 올해 말까지 1000억원의 차임금 만기가 돌아오지만 현금성 자산은 220억원에 불과하다. 현대차 1차 협력사인 신원의 경우 단기차입금이 353억원이지만 현금성 자산은 12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들이 줄줄이 생산차질을 빚으며 기초체력이 약한 부품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해외에 공장을 둔 업체들의 경우 타격은 더욱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