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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138곳 2분기 영업익 20조 추산, 3개월 前 27조 전망보다 27% 뒷걸음

이건혁 기자
입력 2020-05-04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6:41:5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충격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2분기(4∼6월)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138곳의 2분기 영업이익은 총 19조9719억 원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3개월 전에 전망했던 27조2502억 원에 비하면 26.7% 감소했다. 1개월 전(24조6925억 원)에 비해서도 19.1%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 경제가 받는 충격 여파가 크게 나타나면서 실적에 대한 눈높이도 그만큼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석유 및 가스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국제유가 하락 충격으로 한 달 사이 97.1% 줄었다. 저유가에 따른 정제 마진 감소와 재고 가치 하락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1∼3월) 영업손실 1조73억 원을 낸 에쓰오일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2분기 약 1900억 원 흑자를 볼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는 2분기에도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도 2분기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이 바뀌었다.

석유 및 가스업에 이어 자동차(―64.8%), 자동차 부품(―51.6%), 금속 및 광물(―38.8%) 등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기아차의 영업이익 전망이 한 달 전보다 65.3%, 현대차는 64.6%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 등의 소비 위축에 따른 판매 부진과 주요 공장의 일시 가동 중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 8조2726억 원이었으나 현재는 7조1959억 원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 제주항공, 하나투어, CJ CGV 등은 한 달 전 전망치보다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영업이익 전망치가 올라간 종목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사 씨젠을 포함해 25개사에 그쳤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건 2분기가 코로나19 사태의 정점이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당장 4월 들어 수출이 전달 대비 24.3% 줄었으며, 무역수지는 99개월 만에 흑자 행진이 중단되며 9억5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다만 2분기 중 세계 경제가 저점을 통과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약해진다면 3분기(7∼9월)부터는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