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시 소재 쌍용자동차 본사. 2020.2.4 © News1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14일 쌍용차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쌍용차 이사회 의장)은 인도 현지 콘퍼런스 콜에서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 투자자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쌍용차의 새 투자자가 생기면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분 매각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지분 약 75%를 가진 마힌드라가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4월에 마힌드라 측이 “쌍용차의 새 투자자를 찾겠다”며 대주주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마힌드라는 당시 투자하겠다던 2300억 원 대신 400억 원의 일회성 자금만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1∼3월) 약 2000억 원의 순손실을 내 1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마힌드라의 지원은 사실상 막혔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판매마저 급감해 각종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약 900억 원을 갚을 길도 막막한 상태다.
마힌드라의 추가 투자 불가 방침에 이미 쌍용차에 1900억 원을 대출해준 KDB산업은행은 고민에 빠졌다. 산은이 대출 만기 연장 또는 신규 대출을 해준다고 해도 마힌드라의 의지가 약한 만큼 공적 자금을 투입할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앞서 쌍용차 감사인인 삼정KPMG가 쌍용차의 존속이 불확실하다며 감사의견을 거절하기도 했다.
일단 정부는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에 자동차업을 포함시킨 뒤 쌍용차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선 기안기금 지원 대상에 (현재는 제외돼 있는) 자동차 업종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변종국 bjk@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