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빗길 교통사고가 전년대비 32.0%, 사망자는 25.9% 증가했다. 맑은 날 교통사고가 1.9%, 사망자가 12.9%가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차량 관리와 안전운전에 관한 주의사항을 점검해봤다.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는 장마철에는 운전자 시야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와이퍼와 유리 상태 점검이 필수다. 와이퍼의 경우 블레이드가 노후 되면 작동 시에 빗물을 잘 닦아내지 못해 시야를 가릴 수 있으므로 교체해야 한다. 와이퍼를 교체했는데도 소음이 나거나 잘 닦이지 않는 경우에는 앞 유리의 유막을 제거해야 하는데 유막제거제가 없다면 치약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또한 차량 유리에 발수 코팅을 해주거나, 발수 기능이 있는 워셔액을 준비하면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된다.
빗길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한 타이어 점검도 필수다. 빗물이 타이어 트레드 사이의 홈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타이어 트레드가 닳으면 배수 성능도 떨어져 수막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할 시에도 수막현상이 잘 발생하며 제동력도 떨어지므로 공기압이 최적의 상태인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고온 다습한 장마철에는 에어컨 필터를 잘못 관리하면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습기로 인한 곰팡이나 악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차에서 내리기 5분 전 에어컨을 끄고 송풍 팬을 가동해 에어컨 내부 습기를 말려주는 것이 좋다. 필터는 1년에 1~2번은 교체하는 것을 권장한다. 장마철에는 에어컨 조작법도 달라진다. 외부와의 온도 차로 인한 김 서림을 방지하기 위해 앞 유리 쪽으로 에어컨 바람이 나오도록 설정하고 뒷유리 열선을 가동해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주행 중 집중호우로 순간적으로 도로가 침수되는 경우에 맞닥뜨렸다면 수위를 유심히 봐야 한다. 침수 구간을 통과하는 앞차의 배기구가 잠기지 않으면 운행이 가능하지만 잠기면 시동이 꺼지게 된다. 타이어를 기준으로 승용차는 1/3, SUV는 1/2이 넘어가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통과를 포기하는 것이 좋다. 차가 물속으로 들어가면 저항이 높아지기 때문에 통과 시에는 진입하기 전 미리 저속 기어로 고정한 후 천천히 일정한 속도로 통과해야 한다.
고인 물을 통과하면 평소 브레이크 계통의 부품들이 많이 젖는다. 브레이크를 작동하면 마찰로 고온이 발생해 패드와 디스크를 금세 말릴 수 있음으로 여유 있게 브레이크 페달을 나눠 밟아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침수 구간을 통과했다면 물의 저항과 이물질 등으로 하체 부품의 파손 또는 변형이 있기 때문에 꼭 자동차 점검을 받는 것이 좋다.
전기차의 경우 에어컨을 연속 가동할 경우 주행 가능 거리가 통상 주행거리의 70%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충전소 위치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또한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서는 강우 시에 외부에 설치된 충전기 사용을 자제하길 권하고 있다. 타이어 관리에 있어서도 전기차에 주로 장착되는 연비 위주의 친환경 타이어는 젖은 노면에서의 성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타이어 성능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이순민 엔카닷컴 진단마스터는 “장마철과 휴가철에 자동차 회사들이 실시하는 다양한 무상 점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차량관리와 안전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며 “특히 호흡기 건강을 위해 에어컨 필터 관리를 철저히 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