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외국산 수입차의 누적 점유율이 20%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브랜드들의 생산 지연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은 데다 국산 차의 값이 꾸준히 올라 수입차에 대한 가격 저항이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테슬라 제외)에 따르면 올해 1∼11월 외국산 수입 자동차의 국내 신규 등록은 총 25만3795대에 달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같은 기간의 국산차 등록 잠정치(104만4348대·한국GM의 주문자생산방식 수입차 제외)를 반영해 계산하면 수입차 국내 점유율은 19.55%에 달한다. 1987년 수입차의 국내 개방 이후 지난해 점유율이 18.66%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는데 올해 이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 처음 점유율 15%의 벽을 넘은 이후 한동안 박스권에 갇혔던 수입차는 2019년(15.93%), 2020년(16.74%), 2021년까지는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만약 12월 집계치에서 연간 점유율 ‘마의 20%’를 못 넘긴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추세라면 내년에는 20%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점유율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비회원사인 테슬라를 뺀 수치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비회원사인 테슬라의 1∼11월 판매량은 1만4372대에 달한다. 테슬라를 포함하면 1∼11월 수입차 점유율은 20.43%로 이미 20%대를 돌파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입차가 기세를 올리는 것은 국산차인 한국GM과 르노코리아의 부진을 틈타 점유율을 잠식한 덕이란 분석도 있다. 신차 판매가 신통치 않은 한국GM은 1∼11월 3만5399대가 신규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 5만1773대보다 판매 대수가 31.6% 줄었다. 신규 모델 출시가 부족하단 평가를 받는 르노코리아도 1∼11월 4만9378대가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 등록 대수(5만3934대)보다 8.4% 줄어들었다.
이젠 수입차가 국산에 비해 많이 비싸지 않다는 인식도 소비자들 사이에 퍼졌다.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마지노선’이라 불리는 그랜저 모델은 2016년 11월 6세대 차량이 출시될 때만 해도 가격대가 3055만∼3870만 원이었다. 하지만 6년 만인 올해 11월에 발표된 7세대 모델은 가솔린 모델이 3716만 원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은 4376만 원부터 시작되며 가격이 훌쩍 뛰었다.
결국 지난해까지 5년간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기록한 ‘국민차’ 그랜저 값이거나 여기에 1000만∼2000만 원을 보태면 웬만한 수입차를 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판매된 수입 승용차의 절반가량은 4000만∼5000만 원대(2만7132대 등록), 5000만∼7000만 원대(7만8827대) 제품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살펴보면 2018년에는 3453만 원이었던 국산 승용·상용차의 평균 가격은 2021년에는 4417만 원으로 크게 뛰며 수입차와의 격차를 좁혀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제는 수입차에 대한 가격 저항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한두 가지 브랜드만으로는 다양한 고객층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차종을 앞세운 수입차 점유율이 앞으로 25%까지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2015년에 처음 점유율 15%의 벽을 넘은 이후 한동안 박스권에 갇혔던 수입차는 2019년(15.93%), 2020년(16.74%), 2021년까지는 3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만약 12월 집계치에서 연간 점유율 ‘마의 20%’를 못 넘긴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추세라면 내년에는 20%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점유율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비회원사인 테슬라를 뺀 수치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비회원사인 테슬라의 1∼11월 판매량은 1만4372대에 달한다. 테슬라를 포함하면 1∼11월 수입차 점유율은 20.43%로 이미 20%대를 돌파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입차가 기세를 올리는 것은 국산차인 한국GM과 르노코리아의 부진을 틈타 점유율을 잠식한 덕이란 분석도 있다. 신차 판매가 신통치 않은 한국GM은 1∼11월 3만5399대가 신규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 5만1773대보다 판매 대수가 31.6% 줄었다. 신규 모델 출시가 부족하단 평가를 받는 르노코리아도 1∼11월 4만9378대가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 등록 대수(5만3934대)보다 8.4% 줄어들었다.
이젠 수입차가 국산에 비해 많이 비싸지 않다는 인식도 소비자들 사이에 퍼졌다.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마지노선’이라 불리는 그랜저 모델은 2016년 11월 6세대 차량이 출시될 때만 해도 가격대가 3055만∼3870만 원이었다. 하지만 6년 만인 올해 11월에 발표된 7세대 모델은 가솔린 모델이 3716만 원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은 4376만 원부터 시작되며 가격이 훌쩍 뛰었다.
결국 지난해까지 5년간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기록한 ‘국민차’ 그랜저 값이거나 여기에 1000만∼2000만 원을 보태면 웬만한 수입차를 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판매된 수입 승용차의 절반가량은 4000만∼5000만 원대(2만7132대 등록), 5000만∼7000만 원대(7만8827대) 제품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살펴보면 2018년에는 3453만 원이었던 국산 승용·상용차의 평균 가격은 2021년에는 4417만 원으로 크게 뛰며 수입차와의 격차를 좁혀갔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제는 수입차에 대한 가격 저항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한두 가지 브랜드만으로는 다양한 고객층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차종을 앞세운 수입차 점유율이 앞으로 25%까지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