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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볼보 C40 전기차… ‘폭설 속 스웨덴-영하 15도 한국’ 번갈아 타보니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입력 2023-02-27 11:30:00업데이트 2023-05-08 19:19:32
볼보 스웨덴 본사에서 C40 시승테스트 시작 전볼보 스웨덴 본사에서 C40 시승테스트 시작 전
EV라운지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상준 기자입니다. 오늘은 전기차 전문 매체 ‘EV라운지’에 딱 맞는 전기차 리뷰를 준비했습니다. 이 차 제가 좋아하는 차인데요. 바로 볼보 C40 리차지입니다.

볼보 스웨덴 본사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간결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볼보 스웨덴 본사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간결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 차는 제가 스웨덴 눈길에서도 타봤고요. 한국에서 영하 15도일 때도 타봐서 아주 잘 압니다. 차체의 강성감이 짱짱한 전형적인 유럽차 느낌인데요.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이 차는 국내에 없어서 못 파는 XC40과 비슷한 크기입니다. 2열 공간이 넓은 차라고 보기는 어렵지요. 그래서 신혼부부와 아이 한 명 정도 타기 딱 좋은 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깐 성인 4명이 탈 만한 크기고 2열이 엄청 비좁지는 않습니다.

디자인은 실제로 봤을 때 만족감이 큰 편입니다. 사진으로는 감흥이 별로 없는데,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 트렁크 라인이 아주 예쁩니다. 쿠페형 SUV들이 못생기기 십상인데 이 차는 디자인을 참 잘했어요. 그 안쪽에 트렁크 공간 크기도 적당하고요.

전기차니깐 당연히 엔진은 없고 배터리가 차체 하부에 깔려있어요. 운전을 해보면 차 무게 중심이 엄청 낮은 게 바로 느껴집니다. 파워트레인 역할을 하는 전기모터가 앞바퀴, 뒷바퀴에 하나씩 탑재돼서 최고출력 300kW(408마력) 최대토크 660Nm(67.3kg.m)를 발휘합니다. 차가 작고 귀여워 보여서 그렇지 이 차 고성능 차입니다. 가속 페달을 세게 밟으면요. 목 꺾어질 만큼 빠르게 나갑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차를 타면 과속을 하고 싶지 않아요. 편하게 달리고 싶습니다. 그냥 볼보답게 편안하고 여유로운 그편이 더 즐겁습니다.

승차감은 전형적인 볼보 차지만 하체가 좀 더 단단해요. 휠도 큰 것을 쓰고 접지력 좋은 고성능 타이어를 끼워놔서 더 탄탄하게 느껴지죠. 이건 한국 얘기고요. 스웨덴에서는 징 박힌 윈터 타이어를 끼운 C40을 탔었어요. 통상 윈터타이어는 좀 말랑말랑합니다. 차가운 눈에서 접지력을 내려면 타이어도 유연해야 하는데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래서 한국보다 스웨덴 눈길에서 탄 C40 승차감은 좀 더 부드러웠고요.

스웨덴에서 운전할 때는 솔직히 좀 걱정을 했었어요. 눈이 정말 많이 왔었고 눈이 쌓인 숲길을 달렸거든요. 3~4시간 정도 장거리 운전을 했는데 징 박힌 윈터타이어 덕에 한 번도 미끄러지거나 위험한 적은 없었습니다. 무거운 배터리 덕에 무게 중심이 아래쪽에 붙어 있다 보니 안정적으로 잘 달렸습니다. 악천후를 가리지 않는 안정적인 주행 질감. 저는 이 부분이 C40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에서 주행할 때는 솔직히 큰 감흥은 없었어요. 스웨덴만큼 극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인 것 같은데 그래도 출퇴근이 편안했습니다. 한번 완충을 하면 공식적으로는 356km를 달릴 수 있는데요. 실제로는 약 400km 정도는 달릴 수 있습니다. 급가속·급정거를 자주 하면 주행가능거리가 팍팍 달고요. 그냥 평범하게 타면 430km까지도 탈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울 내에서 출퇴근하시는 분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충전하면 될 것 같네요. 그리고 한국에서 한창 추운 영하 15도일 때 탔었는데요. 기온에 따른 주행거리 저하가 크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 특별히 걱정 안 하셔도 될 듯해요.

C40은 볼보차의 고급스러움과는 약간 결이 다릅니다. 요즘 볼보 차들 베이지색 고급가죽 아시죠? C40은 베이지 인테리어 아니고 블랙입니다. 그리고 ‘하만 카돈’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됐어요. 바워스 앤 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이 솔직히 진짜 좋은데 이 부분은 아쉽습니다.

그러니깐 C40은 볼보의 좀 더 젊은 소비층에 초점이 맞춰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30~40대 젊은 층을 공략하는 트렌드한 전기차. 기존의 볼보의 고급스러움보다는 합리적인 세련미. 이런 콘셉트의 차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인테리어가 아주 간결합니다. 불필요한 건 하나도 없어요. 무선 충전 기능, 원버튼 기어노브, 컵홀더 이게 다입니다. 깔끔함 그 자체이지요. 실내에서 가장 좋은 건 대형 인포테인먼트 화면과 음성인식 ‘아리아’ 지원입니다. ‘아리아’ 이건 솔직히 대박입니다. ▲길 안내 ▲노래 재생 ▲온도 공조 등 다양한 기능이 음성 명령으로 다됩니다. 운전하면서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을 때 있잖아요. 음성인식 기능 정말 편리하고 현시점에 볼보코리아가 이 기술은 선두권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참 내비게이션은 ‘티맵’ 기본 장착입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탑재됐습니다. 볼보 ADAS 잘되는 거 아시죠? 앞차와 거리 잘 조절하고 차선 중앙도 잘 맞춰서 갑니다. 근데 사실 C40이라고 특별한 건 없습니다. 볼보 ADAS 3년 전에도 잘됐고요. 지금도 잘 됩니다. 볼보의 대대적인 ADAS 업데이트가 조만간 될 것 같긴 한데 아직은 아닌 것 같네요.

차 가격은 6491만 원이고 서울 기준 보조금을 적용했을 때 6200만 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보조금이 더 나오면 좋겠는데 이 부분은 좀 아쉽네요. 결론을 내보겠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에 전기차를 사려고 하는데 공간이 중요하다면 이 차는 사지 마세요. 더 넓은 차들 많습니다. 대신 ▲안정적인 주행질감 ▲안전성 ▲트렌드한 디자인 이런 거 좋으시면 한 번 타보세요. 저는 이 차가 꽤 좋은데요. 독자분들도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