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를 대표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NX를 최근 시승했습니다. NX는 지난해 완전변경을 거쳐 2세대 신형 모델로 판매 중입니다. 신모델은 상품성이 좋아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직접 경험해본 결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편의·안전 기능이 대폭 개선됐습니다. 구형 NX도 승차감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에 신모델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했었는데, 준수한 승차감은 그대로 두고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ADAS 시스템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신모델은 앞차와의 차간거리를 잘 맞출 뿐 아니라 차선 중앙을 유지하면서 달립니다. 구형 모델에서 아쉬웠던 인식률이 크게 개선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신차답게 현대화됐습니다. 일단 화면이 커서 보기가 편하고 스마트폰과의 연결성도 개선됐습니다. 무엇보다 자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개선된 점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음성인식으로 길 안내도 가능하고 최적의 빠른 길을 찾아주는 기능도 최적화됐습니다.
풍부한 편의 옵션도 장점입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통풍시트 ▲오토홀드 기능이 탑재됐고 차체가 커지면서 2열 거주성이 개선된 것도 이 차의 강점입니다. 물론 2열에 성인 남성이 편안하게 탈 정도로 넓지는 않습니다만, 앞자리에 부부가 타고 뒷자리에 아이 1~2명이 타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차량의 스펙은 ▲출력 307hp/182hp 합산/엔진 ▲토크 23.1kg.m ▲배기량 2487cc ▲엔진 I4 자연흡기 ▲구동방식 AWD ▲변속기 CVT ▲전장 4660mm ▲전고 1670mm ▲전폭 1865mm ▲축거 2690mm입니다.
300마력이 넘는 상당한 출력을 발휘하지만, 기본적으로 승차감이 부드러운 차량이기 때문에 편안한 주행이 어울립니다. 유럽차다운 탄탄함보다는 일본차 특유의 유연함이 있어 취향을 탈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이가 마흔에 가까워지다 보니 일본차의 부드러움에 심취하게 됩니다. 도심 출퇴근의 높지 않은 속도 영역에서의 주행 만족감이 가장 높은 편이고 고속 주행에서도 유연함은 지속됩니다.
렉서스는 그간 ‘조용한 차’로 인식돼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렉서스는 아주 조용한 차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플래그십 세단인 LS는 여전히 정숙한 편이지만 엔트리급 차량 들의 정숙함을 평가해보면 “일반적인 차들보다는 조금 더 조용하다”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NX 역시 평균적인 수준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의 정숙성을 보였습니다.
신형 NX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두 종으로 나뉘어 판매 중입니다. 이번에 시승한 NX450+ F 스포츠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14.4km/l의 복합연비를 인증받았습니다. 독자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차처럼 충전해서 엔진과 배터리의 출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차량입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 엔진의 단점들을 보완한 차량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덕분에 연비는 공인받은 수준을 크게 넘어선 18~19km/l를 기록했습니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 귀찮지만 고연비라는 보상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시승기에 결론을 내보면 렉서스 NX는 엄청 화려하거나 특출난 장점이 있는 차량은 아닙니다. 다만 늘 편안하고 고장 걱정 없이 탈 수 있는 수입차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여러 해 자동차 전문기자를 하면서 렉서스 차량이 고장 나거나 말썽을 부린 일을 본 적이 없습니다. 고장이 나지 않아 차를 바꿀 수 없어 지루하다고 평하는 사람들은 있었지만요.
무던하게 오랜 기간 탈 SUV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시승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경쟁모델들과 비교도 꼼꼼하게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평가하자면 저는 이 차가 참 마음에 듭니다. 티가 많이 나진 않지만 구형보다 무척 좋아졌고 렉서스 SUV 중에서도 상품성이 가장 좋은 차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