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이번 달에 신형 X1을 국내에 출시합니다. 아마 이달 말 열릴 ‘서울모빌리티쇼(구 서울모터쇼) 2023’가 데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처럼 모터쇼가 열리기 하루나 이틀 전에 판매를 시작하고 행사에서 코리아프리미어로 선보이지 않을까 싶네요.
우연히 BMW코리아가 주관하는 딜러 행사 현장에서 신형 X1(전기차 iX1 포함)을 먼저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신형 X1 약 10여대가 시승에 투입됐습니다. 신차 판매에 앞서 딜러들이 신차를 직접 시승해보면서 상품성을 이해하는 행사가 진행된 것입니다. 시승차로 투입된 모델들은 이변이 없으면 실제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사양과 동일한 차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내연기관 모델과 함께 전기차 iX1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iX1은 BMW가 처음 선보인 차급의 전기차입니다. iX3보다 작은 엔트리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셈입니다. 경쟁모델로는 메르세데스벤츠 EQA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트림은 가솔린 ‘X1 sDrive20i’와 전기차 ‘iX1 xDrive30’ 이렇게 2종입니다. 가솔린 모델인 X1 sDrive20i는 M스포츠디자인패키지가 적용된 모델과 적용되지 않은 모델이 있었고 전기차 iX1 xDrive30는 M스포츠디자인이 적용된 모델이 없었습니다. M스포츠디자인이 적용된 모델은 보다 스포티한 느낌의 전·후면 범퍼, 19인치 휠과 피렐리타이어가 장착됩니다. M스포츠디자인이 적용되지 않은 모델은 18인치 휠과 넥센타이어, 조금 얌전한 느낌의 범퍼가 조합됩니다. 18인치 휠은 1인치 차이에 불과하지만 19인치 휠을 바로 옆에 두고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휠 크기가 더욱 작게 느껴지고 저렴하게 보입니다. 단단해 보이는 전체 실루엣에 영향을 미칠 정도입니다. 19인치 M스포츠디자인 휠이 바로 옆에 있어서 다소 과장된 느낌일 수 있습니다. 구름저항 디자인 휠도 아니고 평범한 5 스포크 휠을 장착한 점도 다소 의외입니다. 휠은 19인치 M스포츠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8인치 휠
M스포츠디자인 19인치 휠
다른 트림이나 추가 선택옵션 여부는 현장에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상위트림으로 M스포츠디자인이 iX1으로 출시된다는 소식도 있었으니 정확한 트림은 출시 때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BMW코리아 측도 신차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관련 정보는 밝히지 않는 입장입니다.트림 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전기차 iX1 xDrive30는 사륜구동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전기모터가 전륜과 후륜 축에 장착된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벤츠 EQA가 국내에서 전륜구동 모델만 판매되는데 이 부분에서는 iX1이 강점이 될 수 있겠네요. 가솔린 모델 sDrive20i는 전륜구동 방식입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실제로 타보면 우수한 상품성을 체감할 수 있다”며 “트림 구성과 정확한 사양은 출시하면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BMW 신형 X1과 iX1은 개발 초기부터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고려해 완성된 모델입니다. BMW 전륜구동 소형차 플랫폼 UKL로부터 파생된 ‘FAAR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FAAR 플랫폼은 내연기관은 물론 전기차까지 만들 수 있도록 구조를 최적화한 차의 ‘뼈대’로 볼 수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공간을 확보하면서 자연스럽게 실내공간이 넓어졌고 덩치도 이전 세대보다 커졌습니다. 상위 모델인 iX3에 버금가는 뒷좌석 공간을 갖췄다고 합니다. 이 FAAR 플랫폼은 BMW그룹 소형 모델에 두루 사용될 예정입니다. 새로운 미니 컨트리맨도 해당 플랫폼을 사용해 개발 중입니다.
전기차 iX1 xDrive30의 경우 배터리 용량이 66.4kWh급입니다. 유럽에서 1회 충전 시 최대 413~438km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인증 받았고 국내 인증 수치는 310km(복합 기준)입니다. 상온과 저온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각각 313km, 268km입니다. 공인전비로 표시하면 복합 전비가 kWh당 4.2km입니다. 고속도로 전비는 4.1km/kWh, 도심은 4.2km/kWh입니다. 다만 인증 받은 차량은 19인치 타이어가 장착된 모델로 18인치 타이어 모델은 실제 주행가능거리가 조금 더 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능은 최고출력이 313마력, 최대토크는 50.4kg.m으로 전기차 특유의 넉넉한 힘을 갖췄고 최고속도는 시속 180km입니다. 공차중량은 2085kg입니다. 정부보조금은 295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국내 예상 판매가격은 6600만~6950만 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차 가격이 5700만 원 이상, 8500만 원 미만이기 때문에 보조금 지원 한도는 최대치인 680만 원(국비보조금)에서 50%인 340만 원입니다. 여기서 차 성능과 각종 인센티브 등이 반영돼 iX1 국비보조금은 295만 원으로 정해졌습니다. 지방비보조금은 별도입니다.
경쟁모델로 꼽을 수 있는 벤츠 EQA(EQA250)는 69.7kWh급 배터리가 탑재됐고 최대 378km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국내에서 인증 받았습니다. 18인치 타이어를 기준으로 인증 받은 수치입니다. 공차중량은 iX1보다 조금 가벼운 1990kg입니다. 전비는 복합 기준 4.9km/kWh(고속 4.4km/kWh, 도심 5.5km/kWh)로 표시합니다. 초기 출시 당시(최대 305km 주행가능)보다 효율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연식을 변경하면서 인증을 다시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 주행가능거리를 비교하면 BMW iX1이 310km, EQA는 378km로 EQA가 더 여유롭네요. 가격은 EQA가 6750만~7450만 원이기 때문에 iX1보다 다소 비싼 수준입니다.
가솔린 모델인 sDrive20i의 경우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에 7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립니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기존(192마력, 28.6kg.m)보다 향상된 성능입니다. 공차중량은 1626kg으로 이전 세대 사륜구동(xDrive) 모델보다 50kg가량 가볍습니다. 가벼운 만큼 연비도 개선된 수치를 보여줍니다. 복합 기준 리터당 11.7km(도심 10.5km/l, 고속도로 13.8km/l)로 인증 받았습니다.
아직 모든 사양과 제원이 공개되지 않았는데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 보면 전반적인 상품성은 수입 프리미엄 콤팩트 SUV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일단 차체 크기가 커졌고 전기차를 고려한 차체 덕분에 넓은 실내 공간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성능도 꽤 개선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국내 출시된 이후 전반적인 상품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