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부문 국내 점유율 1위 볼보트럭코리아가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EV트렌드 코리아 2023’에 참가해 대형 트럭 전동화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올해 국내 시장에 ‘FH 일렉트릭’을 시작으로 대형 전기트럭 도입에 박차를 가한다.
이날 FH 일렉트릭 공개 행사에는 스웨덴 대사관과 볼보트럭 본사 임원진들이 직접 참석해 볼보 전기 트럭 출시에 힘을 실어줬다. 연사로 나선 다니엘 볼벤 스웨덴 대사는 “지난 2021년 한국과 스웨덴은 녹색전환의 지속가능한 동맹을 맺었다”며 “승차감이 뛰어난 볼보 전기트럭 도입으로 양국의 탈화석화를 양국이 주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전기 트럭에 대한 수요는 이미 여러 국가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승용차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대형 트럭의 전동화가 동반돼야한다. 이에 따라 물류, 운송 비즈니스 전반에서 탈화석 운송 수단으로의 전환이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
요한 셀벤 볼보트럭 인터내셔널 영업 총괄 부사장은 “지속가능성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라며 “전동화로의 전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전동화를 선도하는 것은 환경보호 측면에서 탄소 저감 뿐만 아니라 사람과 안전에 대한 볼보트럭의 의지를 보여준다”라며 “볼보트럭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상용차 제조사로서의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볼보트럭은 지난 2010년부터 다양한 크기의 차종에서 전동화 모델을 선보였다”며 “지난해 본격적으로 전기트럭을 판매해 유럽 중형트럭 이상 기준 시장 점유율 32%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3월 현재까지 전 세계 볼보트럭 전기차 판매 대수는 4000대가 넘는다. 전년 대비 판매 성장률로 보면 중형 트럭 200% 급증했다는 게 볼보트럭의 설명이다.
이번에 공개된 볼보 FH 일렉트릭은 총 중량(GCW) 40톤급의 대형 트럭으로 한 번 충전으로 300km를 주행할 수 있다. 볼보트럭은 한국에서 도심 지역 내 배송, 폐기물 수거, 지역 간 운송 및 건설 현장과 같은 광범위한 장소에서 다양한 운송 수요가 전동화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전기 트럭 공식 출시와 함께 2027년까지 전기 트럭의 연간 판매를 전체 판매량의 약 30%를 웃도는 1000대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볼보 일렉트릭 대형 전기 트럭은 12단 변속기를 채택하고 있다. 운전자 환경, 신뢰성 및 안전성과 같은 제품력에서 기존의 차량과 동력계통의 차이만 있을 뿐, 고객들은 같은 높은 수준의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전기 트럭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급속 충전 시 65분 내 80%까지 SOC에 도달할 수 있으며 1회 충전으로 최대 300km를 주행 가능하다. 급속 완전 충전 시간은 80분 정도 걸린다. 배터리 용량 최대 540kWh로 고객의 운송 목적 및 주행 거리에 따라 최대 6개의 배터리 팩을 탑재할 수 있다.
최근 독일에서 진행된 주행 테스트에서 총 중량 44톤 대형 전기 트럭 볼보 FH 일렉트릭이 완전 적재 상태에서 단 한 번 충전으로 평균 시속 80km를 유지한 채 343km를 주행한 바 있다. 심야 시간에 차고지에서 중속 충전기로 6-12시간가량 충전하면 80-100% SOC를 달성, 상하차 작업장 및 주행 사이 휴식 시간을 활용해 짧게는 15분에서 90분까지 상시 충전을 하는 사용 패턴의 전환을 통해 300km 이상의 장거리 대형 화물 운송 역시 가능한 것으로 볼보트럭은 파악하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는 무엇보다 인프라 확충에 신경을 쓰기로 했다. 가장 첫 번째로 전국의 31개 볼보트럭 자체 서비스 네트워크에 충전 인프라를 설치할 계획이다. 2단계로는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서 상용차의 특성을 고려한 주요 항만시설 및 물류거점 등 트럭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자동차 전용 충전기에 상용차 충전 설비를 구축한다. 마지막으로는 정부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서 상용차 전용 초급속 충전 인프라 확충을 도모해 나갈 예정이다.
박강석 볼보트럭코리아 사장은 “국내 1만4000개 승용 위주 전기차 시설이 있지만 상용차를 위한 인프라는 전무한 상태”라며 “정부차원에서 중대형트럭 보조금정책이 실현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형 전기 트럭의 국내 출시를 원년으로 차세대 물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