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E-GMP 기반 세 번째 전용 전기차로 준중형급 SUV 모델인 EV5를 낙점했다. EV5를 앞세워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기아는 20일 중국 상해 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데이(KIA EV Day)’에서 준중형 전기 SUV ‘콘셉트 EV5’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콘셉트 EV5 기반 양산모델을 올해 중국에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콘셉트 EV5는 기아 최신 디자인 언어가 적용됐다. 최근 공개된 EV9과 패밀리룩을 이룬다. 기아 측은 과감한 미래지향적 스타일과 경계를 허무는 실내 공간을 통해 혁신적인 모빌리티 라이프 비전을 제시하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브랜드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의 5개 방향성 중 하나인 ‘볼드 포 네이처(Bold for Nature,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테마로 현대적이면서 독창적인 분위기의 실내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아가 선보이는 콘셉트 디자인은 실제로 양산차에도 대부분 적용되기 때문에 콘셉트카를 통해 양산모델 느낌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전면부는 별자리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맵 시그니처 램프와 간결하면서 견고한 느낌을 강조한 새로운 디지털 타이거페이스가 적용됐다. 두툼한 후드와 범퍼는 램프, 그릴부와 대비를 이뤄 당당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측면은 박스형 실루엣과 독특한 휠 아치가 조화를 이뤄 탄탄한 비율을 완성한다. EV9을 빼닮은 후면 윈도우 라인도 확인할 수 있다. 후면은 ‘ㄷ’모양 테일램프와 트렁크까지 치켜 올라온 범퍼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상단에는 에어로 스포일러 디자인이 적용됐다.
실내는 치유와 배려, 재충전 등을 주요 테마로 삼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을 구현했다고 한다. 크래시패드는 자연과 사람의 대비를 상징하는 상반된 소재를 사용해 메인 디자인 콘셉트를 강조하며 3개의 스크린이 탑재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특히 앞좌석 시트는 콘솔을 활용해 운전석과 조수석 좌석을 벤치시트처럼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앞좌석과 뒷좌석 시트는 도킹(Docking)이 가능한 슬라이딩 콘솔 기능이 갖춰졌다. 앞좌석과 뒷좌석을 회전시켜 벤치시트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트렁크는 테이블과 데크를 활용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아는 콘셉트 EV5를 통해 브랜드 비전인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시트와 도어 팔걸이(암레스트) 부분에 해조류에서 추출한 원료가 들어간 바이오 폴리우레탄을 사용했다. 또한 시트 직물 소재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등 총 10가지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고 한다. 내장재 전반에는 동물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레더프리(Leather-Free) 디자인이 반영됐다.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센터장 부사장은 “콘셉트 EV5는 사용자 중심 혁신 인테리어와 감성이 더해진 새로운 개념의 SUV 전기차”라며 “자연과 인공 건축물이 대비와 조화를 이루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모든 여정에서 사용자들에게 영감을 주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는 중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올해 처음 개최한 EV데이에서 콘셉트 EV5와 함께 EV6 GT를 선보였다. EV9은 영상으로 소개하면서 브랜드 전동화 계획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