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체 SK온이 미국 최고 권위 발명상인 ‘2023 에디슨어워즈(2023 Edison Awards)’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스타트업이나 연구개발 전문기업이 아닌 글로벌 제조사가 에디슨어워즈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SK온은 23일 삼원계 NCM9 배터리가 에디슨어워즈 ‘EV배터리향상(EV Battery Enhancement)’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밝혔다. NCM9 배터리는 니켈 비중을 약 90% 수준까지 높인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다. 가격이 비싼 코발트(C) 함량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전기차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니켈 함량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9년 SK온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이다.
니켈 함량이 높은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와 출력 등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니켈 함량이 증가하면 수명이나 열적 안정성이 낮아질 수 있어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SK온은 자체 개발한 ‘Z-폴딩’ 기술을 적용해 안정성 문제를 해소했다. Z-폴딩 기술은 배터리 내부 분리막을 지그재그 모양으로 쌓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SK온이 개발한 배터리 셀이 화재 등 안전과 관련해 이슈가 된 적은 없다.
NCM9 배터리는 에디슨어워즈 수상에 앞서 세계 최대 규모 ICT 융합전시회인 CES 2023에서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SK온 NCM9 배터리
SK온은 CES 2023에서 SF배터리(Super Fast Battery)로 ‘내장기술(Embedded Technologies)’ 분야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배터리 충전 속도 성능의 기술력과 혁신성을 입증한 것이다. SK온의 CES 최고혁신상 수상은 국내 배터리 업계 첫 기록이기도 하다.에디슨어워즈는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87년 제정됐다. 비영리재단 ‘에디슨 유니버스’가 매년 시상한다. 7000개 이상 제품이 출품되고 전문경영인과 학자, 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약 7개월에 걸쳐 평가를 진행한다. 교육과 교통, 에너지, 항공, 제조, 통신 등 각 산업 분야를 대표하는 우수 혁신 제품과 서비스, 인물 등이 심사 대상이다. 애플과 엔비디아, 스페이스X, IBM, 보잉 등 글로벌 기업들이 역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에디슨어워즈 로고
산업통상자원부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에디슨어워즈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코트라(KOTRA)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시 레퍼런스 확보 차원에서 해당 어워즈가 도움이 된다는 판단 하에 수상 노하우를 공유하는 웨비나를 지난해 개최하기도 했다. 코트라 측은 수상 기업에게 수여되는 인장은 혁신과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투자자와 바이어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에디슨어워즈를 평가했다.SK온 관계자는 “CES 최고혁신상에 이어 미국의 권위 있는 발명상 수상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초격차 기술을 지속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온이 동상을 차지한 이번 에디슨어워즈 EV배터리향상에서는 중국 리튬이온 배터리 업체 데스텐(Desten)이 4분 만에 배터리 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초고속 충전 기술을 앞세워 금상을 수상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바이폴라(음극과 양극 성질을 모두 갖춘) 전고체배터리 기술을 출품해 은상에 이름을 올렸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