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현대차·기아와 희비 엇갈린 성적표 ”… 현대모비스, 완성차와 달리 수익성 악화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3-04-26 19:32:00업데이트 2023-05-08 17:43:29
현대모비스가 올해 1분기 실적전망치를 하회한 실적을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을 거둔 현대자동차·기아와 달리 수익성이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 주가까지 요동쳤다. 지난 25일 현대차가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현대모비스에 대한 실적 기대감까지 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고 현대모비스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하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8% 증가에 그쳤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37%나 감소한 수치다. 다음 날인 26일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6% 넘게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완성차에 실적을 몰아주고 현대모비스 홀로 장렬한 최후을 맞이한 모양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4조6670억 원, 영업이익은 4181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7% 늘어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8.1%에 그쳐 수익성이 악화된 수치를 보였다.

현대모비스 측은 ACU 리콜 관련 품질비용 707억 원(충당금)과 특별격려금 600억 원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 관련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별격려금은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도 지급해 변별력이 크지 않고 품질 관련 충당금 규모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기아와 거래 관계가 밀접한 만큼 완성차를 위해 현대모비스가 희생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 1분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9.5%, 12.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최고 수준 수익성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우호적인 환율 영향도 있다. 반면 현대모비스 영업이익률은 2.9%로 작년(연간 누적 3.9%)보다 쪼그라들었다.

현대차·기아 1분기 영업이익은 6조4666억 원이다. 분기 기준 6조 원 넘는 영업이익 실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기아 1분기 매출(61조4694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할 때 영업이익은 82.9% 성장했다.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 정상화와 고수익 모델 판매 증가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현대차와 기아 측은 설명했다. 신차 생산과 판매가 늘어난 만큼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기아에 공급하는 주요 부품 물량도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현대모비스 1분기 매출 실적을 통해 이를 가늠할 수 있다. 반면 영업이익 실적은 하회했다는 평가다. 품질 관련 충당금 707억 원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을 가정해도 영업이익 성장률은 26%대에 그친다. 여전히 완성차 실적과 차이가 크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와 기아에만 부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매출에서 현대차그룹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면 현대모비스가 완성차에 부품가격을 낮은 마진으로 공급했거나 현대차·기아가 신차를 비싸게 판매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친환경차에 적용되는 전동화 부품 생산이 크게 늘었고 중대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에 적용되는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공급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상승했다고만 설명했다.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이 수익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다른 요인도 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과 R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했다. 현대모비스가 고수익 차종에 들어가는 부품 공급을 늘렸는데 3사 실적을 보면 수익은 완성차에만 집중된 모습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현대모비스는 전반적인 물류비 부담 완화와 AS사업 글로벌 수요 확대로 작년 동기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향후 계획의 경우 핵심부품 품질 경쟁력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올해 해외 완성차 대상 수주 목표를 53억6000만 달러(약 7조2000억 원)로 설정했다.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가면서 수익성과 제품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 1500억 원 규모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