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7일 호주 배터리 소재·장비 업체 ‘노보닉스(Novonix Limited)’와 인조흑연 공동개발협약(JDA, Joint Develpment Agreement) 및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조흑연은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다. 배터리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음극재 주요 원료다.
이번 협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노보닉스와 인조흑연 공동개발을 추진한다.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10년간 5만 톤 이상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일정 기간 동안 노보닉스 생산 물량을 독점 공급 받고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 안정성 확보와 공고한 협력관계구축 일환으로 약 3000만 달러(약 391억 원)를 투자해 노보닉스 전환사채(CB)를 인수하기로 했다. 정해진 기간 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노보닉스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노보닉스는 호주 브리즈번에 본사를 둔 음극재 제조업체로 지난 2012년 설립됐다. 현재 미국 테네시주에 인조흑연 생산 공장을 보유하는 등 북미지역 내에서 탄탄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 대응이 가능한 업체이기도 하다.
이번 협약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 핵심 소재 공급망을 강화해 IRA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기업의 중국산 인조흑연 수입 비중은 91.1%로 집계됐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소재로 꼽힌다. 글로벌 흑연 공급 비중 역시 중국이 약 79%(2021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 IRA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음극재 소재 분야 공급망 다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김동수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는 “북미지역 내 생산능력을 갖춘 노보닉스와 협력을 통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핵심 원재료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고객에게 세계 최고 수준 QCD(품질·비용·납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번스(Chris Burns) 노보닉스 CEO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이 향후 북미 배터리 시장에서 인조흑연 공급망을 선도적으로 구축해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10월 호주 흑연 광산 업체 ‘시라 리소시스’와 천연흑연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오는 2025년 2000톤 공급을 시작으로 물량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국산 인조흑연 음극재 활용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구 포스코케미칼)로부터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약 9393억 원 규모 인조흑연 음극재를 공급받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 준비에 한창이다. 연산 8000톤 규모 음극재 1단계 공장을 준공(2021년 12월)했고 1만 톤 규모 2단계 공장도 조성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최초로 인조흑연 음극재 국산화에 성공한 업체다.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해소하면서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조흑연 음극재 국산화를 추진했다. 1단계 공장은 가동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2단계 공장 완공 시 연산 1만8000톤 규모 음극재 생산능력을 완성하게 된다. 60kWh급 배터리를 탑재한 장거리 전기차 약 47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