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석 SK온 CCO(최고사업책임자)
SK온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 국내 양극재 생산 업체 에코프로비엠과 캐나다에서 배터리 양극재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배터리 핵심 소재부터 전기차 완제품까지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취지다.SK온은 17일(현지 시간) 캐나다 퀘벡주 베캉쿠아(Bécancour)시에서 포드, 에코프로비엠 등과 함께 양극재 공장 건립을 공식 발표했다. 발표 행사에는 성민석 SK온 CCO(최고사업책임자)와 리사 드레이크(Lisa Drake) 포드 전기차산업화 부사장,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이사 등 3사 주요 관계자를 비롯해 임웅순 주캐나다 한국대사,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François-Philippe Champagne)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장관 등 한국과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SK온과 포드, 에코프로비엠 등 3사는 베캉쿠아시 산업단지 내 27만8000㎡ 규모 부지에 약 1조2000억 원(12억 캐나다달러)을 투입해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지난 2월 설립한 현지법인 에코프로캠 캐나다(EcoPro CAM Canada)가 합작공장 운영을 담당한다. SK온과 포드는 지분 투자를 단행하는 방식이다.
캐나다 연방정부와 퀘벡 주정부는 약 64000억 원(6억4400만 캐나다달러) 규모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투자로 캐나다 친환경 산업 육성과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합작공장은 연산 4만5000톤 규모 양극재를 생산하는 시설로 조성될 예정이다. 오는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 앞서 작년 7월 3사는 양극재 생산시설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고 합작공장 건립을 위한 제반 사항을 협의해 왔다.
SK온·포드·에코프로비엠 캐나다 양극재 합작공장 조감도
합작공장을 통해 3사는 북미 시장에서 소재(양극재)와 부품(배터리), 완제품(전기차) 등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배터리 핵심 소재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3사 파트너십 역시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3사는 이미 공고한 협업 라인을 구축한 상태다. 에코프로비엠이 공급하는 양극재는 SK온 NCM9 배터리 제작에 사용된다. 포드는 SK온이 공급한 NCM9 배터리를 대형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장착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다. 캐나다에서 생산된 양극재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핵심광물 보조금 요건을 충족한다.
SK온은 IRA 대응을 위해 북미 현지에서 배터리 원소재 공급망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미국 광물 개발회사 우르빅스, 웨스트워터리소스 등과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SK온이 북미에서 운영 중인 배터리 공장은 2곳이다. 완성차 파트너 업체들과 함께 합작법인을 통해 공장 4곳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 공장들이 완공되면 SK온의 북미 연간 배터리 생산 규모는 전기차 170만대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180GWh를 넘어서게 된다.
SK온은 현재 북미에서 배터리 공장 2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완성차 파트너사들과 함께 합작법인을 통해 총 4개의 공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 공장들이 완공되면 SK온의 북미 연간 배터리 생산 규모는 전기차 200만대 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180GWh를 넘어선다.
SK온·포드·에코프로비엠 캐나다 양극재 합작공장 건설 발표 행사
성민석 SK온 CCO는 “합작공장을 통해 3사는 북미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을 구축하게 됐다”며 “파트너십을 지속 강화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동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베브 굿맨(Bev Goodman) 포드캐나다 CEO는 “북미에서 수직계열화된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했다”며 “이번 합작공장이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에코프로비엠은 헝가리에 이어 캐나다에 공장을 건설해 명실상부 글로벌 첨단 양극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캐나다와 퀘벡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현지 채용 등 지역경제 발전에도 공헌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수아 필립 샴페인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장관은 “이번 3사 투자로 캐나다가 다시 한 번 글로벌 자동차 산업 리더들의 선택을 받은 친환경 전략 파트너라는 것을 입증했다”며 “캐나다가 배터리 생태계 조성에 힘쓰는 상황에서 퀘벡주가 전기차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