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ASEAN) 정상회의에 대통령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합류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끄는 이번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성장 동력으로 삼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 위상을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최근 고려아연은 현대차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공급망 구축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이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제43차 아세안 정상회의’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석한다고 4일 밝혔다.
고려아연의 경우 최근 니켈 제련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연내 ‘올인원 니켈 제련소’ 완공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방문하는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보유 및 생산량 1위 국가로 꼽힌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공급망 구축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고려아연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니켈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니켈 제련사업에 약 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금은 고려아연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 제련기술이 집약된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트로이카드라이브(Troika Drive)’ 전략을 발표했다. 트로이카드라이브 한 축이 배터리 소재 사업이다. 이번 니켈 사업 추진은 배터리 소재 사업 추진 성과로 볼 수 있다. 그 일환으로 황산니켈 생산 자회사인 켐코(KEMCO)를 설립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새로운 올인원 니켈 제련소는 연간 4만2600톤(니켈 금속량 기준)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예정이다. 여기에 켐코의 생산능력(2만2300톤)을 더하면 고려아연은 연간 약 6만5000톤 규모 니켈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1위에 해당하는 생산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번 최 회장의 인도네시아 방문이 안정적인 니켈 조달 기반 마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현대차그룹과 니켈 관련 원재료 확보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사업제휴를 체결했다. 지난 30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에 인도네시아에서 두 기업 회장이 재회하는 것이다.
한편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대통령과 함께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참석해 경제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이 이번 경제사절단 단장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 체제 고려아연이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협력하면서 성장 동력으로 삼은 배터리 소재 분야 사업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제련 업체를 넘어 확실한 전기차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현대차그룹이라는 굵직한 미래 고객까지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