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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화물차 지원이 절실한 이유[기고/오세희]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입력 2023-11-15 03:00:00업데이트 2023-11-15 03:00:00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의 95%, 전체 종사자의 48%를 차지하며 국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소상공인들은 지금 위기를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하락한 매출을 채 회복하지도 못했는데,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이 겹치며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가뜩이나 힘겨운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에게 걱정거리가 하나 늘었다. 생계형 차량인 1t 화물차에 대한 정부 정책이 과도한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유차가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 말 경유 1t 트럭 생산이 중단된다. 남은 선택지는 전기 또는 액화석유가스(LPG) 등 친환경 화물차다.

문제는 경유차를 대체할 신형 LPG 트럭이 12월에 출시되는데, LPG 화물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은 연말 일몰된다는 점이다. LPG 화물차 지원 사업은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화물차를 구입하면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사용하는 생계형 차량인 소형 화물차를 친환경차로 교체해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친환경 신차 전환이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이다.

시행 초기 신차 구입 보조금으로 400만 원이 책정돼 1t 화물차 운행으로 생계를 꾸려온 소상공인들의 큰 기대와 관심을 받았던 사업은 2022년 200만 원, 현재는 100만 원으로 보조금이 계속 축소되며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점차 커졌다. 심지어 2025년까지 시행하는 것으로 당초 발표됐으나 올해 말을 끝으로 종료될 위기에 처해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차량 교체 여력이 없는 영세 사업자들은 LPG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조차 없어지면 중고 경유 화물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 수밖에 없다. 경유차의 사용을 줄이려는 취지에 역행하여 노후 경유차가 더 장기간 운행되는 부작용이 예상된다.

전기 화물차라는 선택지가 남아 있다고는 하나 전기 1t 트럭은 주행 가능 거리가 짧아 출장이 잦고 운행 거리가 긴 사업자에게는 효용성이 낮다. 단거리 이용자는 전기 화물차, 장거리 이용자는 LPG 화물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12월 출시가 예정돼 있는 신형 LPG 1t 트럭은 성능 개선을 이유로 현재 경유차 대비 가격이 200만∼300만 원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경유차보다 높아진 비용 정도는 보조금으로 지원해야 경유차로 역행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더불어 지원 사업 기간을 최소 2025년까지는 연장해야 한다. 올해 말 종료는 절대 안 될 말이다.

소상공인 또한 친환경의 필요성에 대해 그 누구보다 공감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힘겨운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소상공인의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당부한다. ‘소상공인 곁의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는 약속이 이행되기를 기대한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