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잇달아 해외 생산기지 가동 및 건설 속도를 늦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금리 등으로 인한 전기차 수요 부진에 잠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의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는 조지아주 공장의 생산 규모를 축소하고 일부 직원에 대해 무급휴직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휴직 규모나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SK온은 잠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일 뿐 생산 중단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SKBA 측은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SK온은 최근 켄터키주 2공장 가동 계획도 연기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온은 현재 북미에서 조지아주 공장을 22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켄터키주에선 각각 43GWh 규모의 1·2공장을 2025년, 2026년 가동할 계획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내 생산직원 170명을 정리해고하기로 했다. 해고 직원들에게는 퇴직 위로금과 이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첫 진출 기지인 미시간 법인은 기존 5GWh 크기였으나 증설을 통해 2025년 40GWh 규모로 양산할 예정이다. 지난달 일본 도요타로부터 장기계약을 따낸 연 20GWh 규모 배터리도 이곳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 시장 변화로 일부 현장직 인력을 축소하지만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투자에 브레이크를 밟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튀르키예 코치그룹은 11일(현지 시간) LG에너지솔루션, 포드와 체결했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업무협약(MOU)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튀르키예 합작법인은 2026년 25GWh 규모로 양산하고 향후 45GWh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업계는 지금과 같은 인력 감축, 생산 조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꺼리고 기업 입장에서도 투자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업체의 배터리 수주가 지속해서 받쳐주지 않으면 기업에 따라 2∼3년 뒤 수주 절벽에 내몰려 공격적으로 확충한 공장을 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고위 임원은 “현재의 고금리는 일반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큰 부담”이라며 “초기 시장 구매는 왠만큼 이뤄진 만큼 전반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느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의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는 조지아주 공장의 생산 규모를 축소하고 일부 직원에 대해 무급휴직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휴직 규모나 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SK온은 잠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일 뿐 생산 중단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SKBA 측은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SK온은 최근 켄터키주 2공장 가동 계획도 연기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온은 현재 북미에서 조지아주 공장을 22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운영하고 있고 켄터키주에선 각각 43GWh 규모의 1·2공장을 2025년, 2026년 가동할 계획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내 생산직원 170명을 정리해고하기로 했다. 해고 직원들에게는 퇴직 위로금과 이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첫 진출 기지인 미시간 법인은 기존 5GWh 크기였으나 증설을 통해 2025년 40GWh 규모로 양산할 예정이다. 지난달 일본 도요타로부터 장기계약을 따낸 연 20GWh 규모 배터리도 이곳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 시장 변화로 일부 현장직 인력을 축소하지만 북미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투자에 브레이크를 밟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튀르키예 코치그룹은 11일(현지 시간) LG에너지솔루션, 포드와 체결했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업무협약(MOU)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튀르키예 합작법인은 2026년 25GWh 규모로 양산하고 향후 45GWh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업계는 지금과 같은 인력 감축, 생산 조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꺼리고 기업 입장에서도 투자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업체의 배터리 수주가 지속해서 받쳐주지 않으면 기업에 따라 2∼3년 뒤 수주 절벽에 내몰려 공격적으로 확충한 공장을 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고위 임원은 “현재의 고금리는 일반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큰 부담”이라며 “초기 시장 구매는 왠만큼 이뤄진 만큼 전반적인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느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