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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2023년 총 309만대 판매 ‘신기록’… 역대급 실적에도 EV는 정체 “절반의 성공”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1-03 18:23:00업데이트 2024-01-03 18:41:53
기아 EV9기아 EV9
기아가 지난해 역대 최대 연간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부품 수급 이슈가 해소되면서 신차 생산과 공급이 원활해졌고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순수전기차 판매는 정체기에 진입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기아는 2023년 한해 동안 국내 56만3660대, 해외 251만6383대 등 총 308만5771대(특수차량 5728대 포함)를 판매했다고 3일 밝혔다. 2022년 대비 6.3% 늘어난 판매대수로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전 연간 최대 판매 기록은 2014년 303만8552대(국내 46만5200대, 해외 257만3352대)다. 국내와 해외 판매 모두 신기록을 달성했다.

국내 판매는 전년과 비교해 4.6% 늘어난 56만3660대다. 전체 판매량 증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니발 포함)이 이끌었다. SUV 판매대수가 2022년 29만2425대에서 작년 33만28대로 12.9%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하이브리드 SUV가 많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50.2% 늘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5.6% 증가에 그쳤지만 여전히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2022년 17만4678대에서 12.4% 오른 19만6421대로 집계됐다.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전동화 시스템이 채용된 차종을 말한다. 친환경차 판매 증가 역시 하이브리드 SUV가 주도했다. 기아 연간 판매 실적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32.3%에서 34.7%로 소폭 늘었다.

순수전기차 판매는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판매대수는 4만9419대에서 5만1319대로 3.8% 증가했다. 국내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1%로 2022년과 동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레이EV와 EV9 등 전기차 라인업이 강화된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 현대자동차그룹 방향성에 비춰보면 지난해 기아가 달성한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늘어나야 하는 전기차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차종별 판매량은 쏘렌토가 8만5811대(하이브리드 5만7109대 포함)로 브랜드 내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인기가 더욱 늘어난 모습이다. 카니발과 스포티지는 각각 6만9857대(하이브리드 1815대), 6만9749대(하이브리드 3만2354대)로 뒤를 이었다. 2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고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저가 전기차 시장을 개척한 레이는 5만930대로 전년(4만4566대) 대비 14.3% 늘어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다만 레이 전기차 판매대수는 3727대로 레이 전체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셀토스는 5만837대로 5위에 올랐다. 레이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날수록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2022년(4만3095대) 대비 18.0% 늘어난 성장률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K8 4만437대(하이브리드 2만5211대), K5 3만4579대(하이브리드 1만2299대), 모닝 2만5879대, 니로 2만3475대(전기차 7161대), EV6 1만7227대, K3 1만3204대, EV9 8052대, 모하비 5020대, K9 3898대, 스팅어 483대 순이다. 상용차로 분류되는 봉고트럭은 총 6만2919대가 판매됐고 이중 전기차는 1만5152대다.

해외 판매는 6.7% 성장한 251만6383대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 인도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한다. 각각 82만3910대, 60만6788대, 25만5000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해당 시장 이전 최대 판매 기록은 미국 70만4088대(2022년), 유럽 54만7107대(2022년), 인도 25만4556대(2022년) 등이다.
기아 쏘렌토기아 쏘렌토
차종별로는 스포티지가 45만3753대로 굳건하게 베스트셀링 모델로 집계됐다. 셀토스는 29만3176대, K3는 20만9669대로 뒤를 이었다. 소형전술차량 등 특수차량 판매는 국내 2166대, 해외 3562대 등 총 5728대다.

기아는 글로벌 시장 역대 최대 판매 실적 요인으로 생산 물량 증가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꼽았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이슈가 해소되면서 생산 물량이 증가해 신차를 원활히 공급할 수 있었다”며 “여기에 쏘렌토와 카니발, K5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새해 주요 계획으로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전기차 전용공장인 오토랜드 광명 완공과 새로운 소형 전기차 EV3 판매 등을 꼽았다. 기아 관계자는 “새로운 전기차를 투입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도 상품성을 기반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