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해 선보인 플래그십 전용 전기차 EV9이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전년 EV6에 이어 2년 연속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부문(SUV부문)을 석권했다. 특히 올해는 볼보 전기차 EX30이 후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부문 최종후보 자리를 독식했다. EV9은 현대차 코나와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을 제치고 최고 자리에 올랐다.
세단 등 최고의 승용 모델을 선정하는 북미 올해의 차 승용부문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6가 최종후보에 오르면서 현대차그룹 2관왕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수상 영예는 도요타 프리우스에게 돌아갔다.
2024 북미 올해의 차 최종 결과
기아는 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폰티악 M1 콩고스(M1 Concourse)에서 열린 ‘2024 북미 올해의 차(NACTOY, The North American Car, Truck and Utility Vehicle of the Year)’ 시상식에서 EV9이 유틸리티부문(이하 SUV부문)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 기아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2024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부문 수상은 일찌감치 확정된 사안이었다. 수상 모델 선정을 앞두고 SUV부문에 EV9과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볼보 EX30 등 3개 차종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볼보 EX30이 현지 고객인도 여부에 대한 후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최종후보에서 제외됐고 현대차 코나(코나EV 포함)가 EX30 대신 최종후보에 올랐다. EV9은 현대차그룹 집안싸움에서 승리해 수상 모델에 선정된 것이다. 2023 북미 올해의 차 SUV부문은 EV6가 차지했다. 기아가 2년 연속 북미 올해의 차 SUV부문 수상 모델을 배출한 것이다. E-GMP 플랫폼 기반 기아 전용 전기차 2종이 모두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은 셈이다.
기아 EV9
특히 최근 몇 년간 기아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북미 올해의 차 수상 성적을 눈여겨 볼만하다. 기아는 2020년 텔루라이드와 2023년 EV6, 이번 EV9까지 최근 5년간 3개 차종이 SUV부문 수상 모델로 선정됐다.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과 넉넉한 공간 등 소비자 니즈에 맞춘 우수한 상품성을 앞세워 ‘도심형 SUV 명가’ 위상을 구축한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더욱 극적이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는 최근 6년간 5회에 걸쳐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2019년(2관왕) 제네시스 G70, 현대차 코나, 2020년 기아 텔루라이드, 2021년 현대차 아반떼, 2023년 기아 EV6 등이 해당된다. 그 이전에는 현대차 제네시스(BH, 2009년)와 아반떼(2012년)가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이번에 기아 EV9까지 수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현대차그룹은 북미 올해의 차 시상에서 2009년부터 올해까지 10여 년 동안 총 8번 수상하는 성과를 보였다.
기아 EV6는 지난해 북미 올해의 차 유틸리티부문을 수상했다.
이번 시상에서 북미 올해의 차 심사위원단은 SUV부문 수상 모델인 기아 EV9에 대해 웅장하면서 담대한 디자인과 혁신적인 상품성을 모두 갖춘 차라고 평가했다. 기아 측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최대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3개 자동차 브랜드가 모두 최고 수준 경쟁력과 상품성을 입증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올해의 차는 지난 1994년 설립돼 이번에 30년을 맞았다. 매년 출시된 신차를 평가해 부문별로 최고의 차를 선정해 시상해왔다. 승용과 트럭 등 2개 부문으로 운영하다가 2017년부터 최고의 SUV 모델(RV 포함)을 선정하는 유틸리티부문이 추가됐다. 특히 북미 올해의 차는 자동차업계 오스카상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시상으로 평가받는다. 신차 평가에는 미국과 캐나다 자동차 분야 전문지, 방송, 신문 등에 종사하는 전문가 50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관계자는 “EV9은 3열 대형 SUV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북미 소비자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모델”이라며 “최고의 SUV로 평가받으면서 전기차 표준으로 인정받은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2024 북미 올해의 차에서 도요타 프리우스와 기아 EV9이 각각 북미 올해의 차, 북미 올해의 SUV로 선정됐고 올해의 트럭에는 포드 슈퍼듀티가 이름을 올렸다.
도요타 신형 프리우스
포드 F시리즈 슈퍼듀티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