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는 인구소멸위기에 빠진 지자체를 찾아 ‘생활인구’를 늘릴 수 있도록 숨은 명소를 소개하고, 지역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돕는 2024년 연중기획입니다.
가평은 군 생활 6년 중 전역 전 마지막 3년을 보낸 곳이라 마음의 고향처럼 푸근한 곳이다. 중대장 시절 항상 긴장 속에 살았지만, 부대 근처 ‘가평 연인산’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온을 얻곤 했다. 전역한 지도 10여 년이 흘러 기자로 가평을 다시 보고 독자들에게 숨겨진 명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크게보기가평 엽광교 풍경/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신형 BMW 5시리즈 시승차를 타고 경기도 성남에서 가평까지 여유 있게 달렸다. 평일 교통량이 많지 않아 1시간 15분 만에 가평 ‘경반계곡’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평읍 경반리에 있는 경반계곡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화도IC에 내려 춘천 방향으로 국도 구간을 4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가평역·가평터미널에서는 택시로 15분이면 도착할 거리다.가평은 주말에 무척 막힌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에는 2시간은 기본이며 3시간이 넘게 걸릴 때도 있다. 서울·수도권에서 가까운 거리가 무색해지는 교통 체증이다. 그래서 가평 여행은 평일을 추천하고 싶다. 경기 남부권에서 출발하면 넉넉히 1시간 30분이면 도착하며, 다소 거리가 있는 서울 서남부권에서 출발해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다.
현지인이 찾는 경반계곡… 미세먼지 걱정 없이 맑은 공기 가득
크게보기가평 구혈계곡/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크게보기가평 칼봉산 정상/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크게보기가평 구혈계곡/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늦겨울에 찾은 경반계곡은 맑은 물이 시원스럽게 흐르는 자연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사진 속에 보이는 계곡은 경반계곡 상류의 구혈계곡으로 경반계곡에서 차로 3분 정도 거리에 있다. 해발 909m 칼봉산 정상에서 흘러 내려온 계곡물은 맑고 투명하며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차갑다. 서울·수도권에 미세먼지주의보가 내린 날이었음에도 계곡 주변을 걸으니 깨끗한 공기가 머리를 맑게 했다. 대중들에게는 근처 용추계곡이 더 유명하지만, 가평 사람들은 경반계곡을 주로 찾으며 한여름에도 사람이 훨씬 적고 붐비지 않아서 좋다. 크게보기가평 구혈계곡/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크게보기가평 구혈계곡/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경반계곡(구혈계곡)은 용추계곡보다 식당과 편의시설이 적다. 그래서 외지인이 많지 않고 훨씬 깨끗하며 시골스럽다. 식사는 가평 읍내에서 하고 오는 편이 좋으며 현지인들도 물놀이만 즐기다가 돌아간다고 한다.음악의 도시 가평… 누구나 악기 사용하고 음원 녹음 가능해
크게보기가평 음악당 1939 전경/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크게보기음악당 1939 공원 전경/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이어 방문한 곳은 옛 가평역 역사에 조성된 ‘음악역 1939’다. 전문 뮤지션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방문해 악기나 관련 장비를 체험하고 자유롭게 음악을 녹음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가평터미널에서는 도보 3분 거리이며 가평역에서는 도보 15분, 차로는 5분 정도 소요된다. 주차장이 넓어 차로 방문하기 좋다.크게보기가평 음악당 1939 내 장비 체험시설/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크게보기음악당 1939 모든 시설은 간단한 예약으로 사용 가능하다./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가평은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로 유명세를 얻은 음악의 고장이다. 음악역 1939도 그 연장선으로 개인에게는 음악과 함께하는 양질의 휴식을, 음악인에게는 창작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지역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넘치는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2018년 개장했다. 이름 옆에 붙은 ‘1939’는 가평역이 처음 개통된 1939년을 기념하자는 취지로 작명했다고 한다.음악당 1939 녹음실/사진=음악당 1939
'비틀스 녹음실'로 유명한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 등 글로벌 유명 녹음실 300개를 만든 샘 도요시마가 설계한 녹음실. 믹스룸, 편집실 등을 저렴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아날로그 녹음 시스템으로는 최고 수준의 장비를 갖춘 것도 음악당 1939의 특화된 장점이다. ‘음악역 1939’ 홈페이지를 통해 유선 문의와 이메일 신청을 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홍보가 되지 않아 이용객이 많지는 않지만, 잘 활용하면 좋을 공간이다. 특히 아이들의 체험학습 공간으로 적합하며 음악을 부담 없이 경험하기에 안성맞춤이다.크게보기음악당 1939 공원 전경/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크게보기음악당 1939 공원 전경/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그밖에도 공원으로 조성한 1만2000평 야외공간은 산책하기에 좋다. 반려동물과 함께 걸어도 좋고, 부지 곳곳 야외쉼터에서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알맞다. 대표 관광지 ‘아침고요수목원’… 야간 정원 점등행사 인기
크게보기아침고요수목원 전경/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잘 알려진 관광지이지만 ‘아침고요수목원’도 추천할 만하다. 가평군 상면 깊숙한 골짜기에 있는 곳이라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수목원에 가까워질수록 길이 좁아지고 차량 정체가 무척 심해진다. 조용하게 산림욕을 즐기기에는 평일이 적합하며 최근에는 야외정원을 불빛으로 물들이는 ‘오색별빛정원전’이 진행 중이다. 점등시간은 오후 5~9시로 서울·수도권에서 퇴근하고 방문해도 좋을 만큼 특색있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크게보기아침고요수목원 ‘오색별빛정원전’/사진=아침고요수목원
크게보기아침고요수목원으로 이동하는 37번 국도 우측 정우산(617m)과 좌측 운두산(686m)의 풍광이 아름답다/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서울·수도권에서 온다면 서울양양고속도로 화도IC에서 내려 가평 방향 국도로 3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한다. 청평역을 지나 아침고요수목원으로 이동하는 주요 도로인 37번 국도는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좋다. 가는 길이 한적하며 도로 좌우로 운두산(686m), 정우산(617m) 이 펼쳐져 경치가 아름답다.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도로이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경치 좋은 드라이브 코스로 통한다고 한다.크게보기스타벅스 리버사이드대성리DT점/사진=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스타벅스 리버사이드대성리DT점’으로 지난해 5월 개점한 뒤 유명해지지 않아 평일에는 한가로운 카페다. 경춘선 대성리역에서 가평 방향으로 차로 5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며, 카페는 북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치 좋은 장소다. 3층은 루프탑으로 구성돼 시원한 바람을 쐬기에 좋다. 청평역 근처로 나들이를 나왔다면 한 번쯤 들러 볼 만 하다. 근처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카페로 손꼽힌다.인구소멸지역 가평… 가평군 관계자 “관광하는 생활인구 늘었으면”
서울·수도권에서 가까운 거리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가평이지만 실상은 인구소멸지역으로 편입됐다고 한다. 행정안전부가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에 가평이 편입됐으며, 인구소멸위험지수도 경기도권 내에서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가평군은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면서도 관광객들이 가평을 활발하게 찾을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가평에 거주하는 군민은 줄어들더라도 지역에서 진행되는 축제 등을 통해 ‘생활인구’가 늘어나면 인구소멸로 겪는 지자체의 타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가평군 관계자는 “관광산업을 확대 개발해 지역을 찾는 생활인구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라섬 꽃 축제 등 다양한 축제를 기획해 진행 중이니 가평을 방문하셔서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가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북한강 천년 뱃길 운항도/사진=가평군 제공
한편 가평군은 올해 지방소멸대응기금 65억 원을 확보했으며 관련 사업을 밀도 있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구체적으로 ▲북한강 천년 뱃길 조성 ▲농촌 마을공동체 역량 강화 ▲가평 귀농·귀촌 체험 ▲ 청년 인턴십 지원 분야에 총 65억4600만 원을 지원받는다고 한다.
그중 북한강 천년 뱃길 사업은 자라섬 꽃섬 나루 선착장 완공(4월 예정)에 맞춰 1단계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3월까지 선착장 5개소를 추가해 연계하고 북한강 수변 주요 관광지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북한강 물길을 활용한 새로운 관광사업이 ‘생활인구’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신형 BMW 5시리즈… 승차감 편해지고 고급화에 집중
시승하면서 타고 온 BMW 520i는 구형 대비 승차감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신모델은 차체 길이가 5060mm에 달해 중형을 넘어 대형 차량에 가까워졌다. 차체가 길어지고 커진 만큼 승차감도 대형차에 걸맞게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정숙성도 확실하게 개선됐다. 엔진의 진동을 엔진룸에 잘 가뒀고, 실내에서는 진동·소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BMW 520i를 타고 하루 동안 달린 거리는 187km로 평균 연비는 12.1km/l를 기록했다. 도심 속 막히는 구간이 포함된 것을 고려했을 때 경제적인 연비를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상준 동아닷컴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