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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 업체가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 계획을 재검토하고, 양산 시기를 늦추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다. 반면 현대차그룹과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를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시기가 끝나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것을 기대하는 모습이다.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4일(현지시각) 내년부터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에서 양산할 계획이었던 좌석 3열짜리 전기 스포츠실용차(SUV)의 생산 시기를 2027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포드는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신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던 전기 픽업트럭의 출시도 내년 말에서 2026년으로 늦췄다.
포드가 전기차 신모델 출시를 연기한 이유는 시장 침체로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 사업에서 47억 달러(약 6조3500억원)가량의 손실을 봤다. 앞서 GM도 포드와 비슷한 이유로 주력 픽업트럭의 순수전기 모델 출시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GM·포드 등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투자를 오히려 가속한다. 올해 4분기부터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전기차 전용공장(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을 가동한다. 다만 일시적인 전기차 수요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병행 생산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2월 미국에서 1만5000대 가까운 전기차를 판매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50%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이 같은 판매 속도라면 올해 미국 전기차 총판매 대수는 10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도 미국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SK온은 포드의 전기차 투자 감속에도 포드와 설립한 배터리 합작 회사 블루오벌SK 투자를 기존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블루오벌SK는 현재 테네시주에 배터리를 포함한 대형 자동차 생산 단지인 ‘블루오벌시티’를 짓고 있으며, 신형 전기트럭 생산에 필요한 4000톤 규모의 스탬핑(프레스) 장비도 설치되고 있다. 미시간주 마샬과 켄터키주의 배터리 공장 건설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3일 미국 애리조나주 퀸 크릭에서 북미 지역의 두 번째 단독 공장이자 첫 원통형·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전용 생산 공장 공사를 시작했다. 총 7조2000억원이 투입되며, 완공 시 36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와 17GWh의 ESS LFP를 생산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최근 많이 침체했지만, 자동차 시장 전체를 살펴보면 앞으로 결국 전기차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다”며 “시장이 바닥일 때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히 진행한 투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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