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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 직격탄 맞은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영업益 75%↓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04-05 19:06:00업데이트 2024-04-08 21:46:36
전기차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기업 실적으로 가시화됐다. 완성차의 경우 내연기관 자동차가 있어 전기차 수요 둔화 충격을 일정부분 흡수할 수 있었지만 배터리 업체는 직격탄을 맞고 실적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 6조1287억 원, 영업이익 1573억 원의 실적(잠정)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작년과 비교해 매출이 29.9% 줄어들 때 영업이익은 75.2% 감소해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된 수치를 보였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세액공제(AMPC, 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 제도(45X)에 따른 텍스크레딧(Tax Credit) 혜택은 1889억 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영업이익 실적을 상회하는 규모로 이를 제외하면 영업손실 316억 원으로 적자다. 해당 텍스크레딧은 배터리 셀이나 팩 생산 물량에 비례한다. 미국 현지 공장에서 배터리를 많이 생산할수록 혜택도 커진다. 작년 4분기 텍스크레딧은 이번 분기보다 600억 원가량 많은 약 2500억 원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전기차 캐즘 현상이 이어져 실제 배터리 생산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익성의 경우 비우호적인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 캐즘과 함께 주요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원재료 투입가격 시차(lagging) 영향까지 겹치면서 판가를 끌어내렸고 악화된 영업이익 실적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실적 추이LG에너지솔루션 실적 추이
실적 부진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일 테슬라 주요 모델 등에 장착되는 원통형 신제품 46파이 배터리와 리튬인산철(LFP)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을 위한 미국 애리조나 단독공장 착공을 발표했다. 현재의 업황 침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압도적인 기술리더십 확보와 고객가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취지다. 이에 앞서 지난 2일에는 제너럴모터스(GM)와 2번째 합작공장인 미국 테네시 얼티엄셀즈 2공장가 본격적으로 가동에 돌입했다. 향후 배터리 제품 공급물량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 둔화시기를 맞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당분간 실적 부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수주잔고가 넉넉하고 생산공장 확충도 지속되고 있어 중장기 관점에서는 성장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리튬 등 주요 메탈 가격 안정화에 따른 OEM 재고 수요 회복과 GM 등 주요 완성차 고객사의 신차 출시, GM 합작 2공장 가동률 확대에 따른 텍스크레딧 증가 등이 향후 실적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사업계획 등은 오는 25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공개 예정이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