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신차발표회에서 EV6 부분변경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기아 브랜드 첫 전기차 전용 모델인 EV6가 3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쳤다. 내·외관 디자인을 변경하고 사양을 보강해 상품성을 개선했지만 전 트림 가격을 동결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면서 전기차 경험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다. 그 일환으로 기아 전기차 모델명(EV) 개념까지 새롭게 정의했다.기아는 1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소재 ‘기아360’에서 EV6 부분변경 모델 언론공개행사를 진행했다. 다음 날인 14일부터는 EV6 부분변경 모델에 대한 계약 접수에 들어갔다.
EV6는 지난 2021년 8월 출시한 전기차 전용 E-GMP 플랫폼 기반 전기차다. 날렵한 스타일의 SUV 전기차로 개발됐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까지 누적 21만대(국내 1만7227대) 이상 판매됐다. 국산차 최초로 ‘유럽 올해의 차(2022년)’를 수상하고 작년에는 ‘북미 올해의 차’ SUV부문을 수상하면서 상품성과 경쟁력도 입증했다.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앞에 있는 흰색 모델이 기본형, 뒤에 있는 파란색 차는 GT트림이다.
이번 부분변경 모델은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고 최신 디자인과 사양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의 경우 84kWh급 4세대 제품을 탑재해 주행가능거리를 최대 494km(롱레인지, 2WD, 19인치타이어, 빌트인캠 미적용 기준)로 개선했다. 배터리 용량을 기존(77.4kWh)보다 키워 최대 주행가능거리를 20km가량 늘렸다. EV6 페이스리프트를 계기로 기아 브랜드 전기차 모델명 의미에도 변화를 줬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기아 전기차 이름 의미를 기존 ‘일렉트릭 비히클(Electric Vehicle)’에서 ‘에너지틱 비히클(Energetic Vehicle)’로 새롭게 정의하기로 했다”며 “EV6 부분변경 모델에 이어 EV3 등 라인업 다변화를 통해 올해를 전기차 대중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외관은 브랜드 최신 디자인을 반영하면서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디자인이 바뀌었다. 전면 주간주행등은 C형으로 좌우 측면을 감싸는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트림에 따라 헤드램프 구성을 차별화했다. GT라인 트림은 전면 가운데 그릴부까지 주간주행등(프론트 LED 센터 포지셔닝 램프)으로 처리해 좌우 램프가 이어지는 디자인을 구현했다. GT라인 전용 20인치 신규 휠도 선보였다. 외장 컬러는 일반형의 경우 신규 색상인 아이보리매트실버와 스노우화이트펄, 인터스텔라그레이, 오로라블랙펄, 글래시어, 문스케이프매트그레이, 요트블루, 런웨이레드 등 총 8종을 운영한다. GT라인은 울프그레이와 요트매트블루를 전용 컬러로 운영하고 스노우화이트펄과 오로라블랙펄, 런웨이레드 등 총 5개 컬러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기본형. 전면 LED 구성을 통해 트림을 구분할 수 있다. GT라인 트림은 전면 가운데 LED가 적용돼 좌우 램프가 이어지는 디자인을 갖췄다.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GT라인. 전면 그릴부에도 LED를 적용해 기본형과 차별화했다.
실내는 전반적인 구성은 이전과 흡사하지만 신규 스티어링 휠과 엠비언트 라이트 등이 더해졌다. 계기반과 이어진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기존 사다리꼴 모양에서 직사각형으로 다듬어졌다. 기아 측은 사용자 연결성을 강화하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기반 최신 인포테인먼트 사양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스티어링 휠은 기존 원형(또는 D컷)에서 팔각형에 가까운 원형으로 바뀌었다. 가운데에 큼직하게 박혀있던 기아 로고를 오른쪽으로 옮기고 로고가 잘 보이지 않게 처리했다. 또한 정전식 센서를 탑재해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기능을 개선했다고 한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지 보다 정확하게 감지한다고 기아 측은 설명했다. 센터 콘솔에는 지문 인증 시스템을 추가했고 스마트폰이 움직이지 않도록 구조를 개선한 무선 충전 패드도 더해졌다.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기본형 실내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GT라인 실내
외관 램프 구성처럼 트림별로 실내 일부 사양도 차별화했다. GT라인 트림은 투톤 컬러 3 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장착된다. 일반 사양보다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하단에 주행모드 버튼이 달렸다. GT라인 전용 내장 컬러도 운영한다. 인테리어는 신규 컬러로 미디움그레이와 그린&라이트그레이, 토피브라운 등을 선보였고 총 4가지를 고를 수 있다. GT라인 전용 색상으로는 블랙&화이트를 마련했다.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기본형 스티어링 휠.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GT라인 스티어링 휠.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실내. 지문 인증 기능이 추가됐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서 전반적인 주행감각과 충전성능도 개선했다. 구동모터는 2WD 모델이 최고출력 225마력, 최대토크 35.7kg.m, 4WD는 320마력, 61.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전과 동일하다. 다만 서스펜션을 새롭게 세팅해 주행감각을 개선했다고 한다. ‘주파수 감응형 쇽업소버’를 튜닝해 거친 노면 주행 시 승차감을 향상시켰다고 기아 측은 전했다. 또한 모터 소음 제어를 최적화하고 후륜 구동모터의 흡차음 면적을 넓혀 정숙성도 이전보다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도 보강했다. B필러 두께를 증대해 강성을 높였고 뒷좌석에는 측면 에어백을 추가해 10 에어백 시스템을 갖췄다. 충전성능의 경우 배터리 용량을 늘렸지만 기존과 동일하게 350kW급 초고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18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손용준 기아 국내상품팀 팀장이 EV6 부분변경 모델의 충전성능을 소개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을 늘렸지만 초급속 충전 시 걸리는 시간은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다.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센터디스플레이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기본형 전비
SDV 기반 편의사양도 추가했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를 적용해 더욱 편리한 이동경험을 선사한다는 설명이다. 기존 내비게이션에서만 가능했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범위를 제어기까지 확대해 주요 전자제어와 연계된 기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자연어 음성 인식,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운전자가 키를 소지한 상태로 하차한 후 차에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워크어웨이락, 카페이와 연계해 하이패스 카드 없이 유료도로 통행료 결제가 가능한 e하이패스, 디지털키2, 지문 인증 시스템, 전동식 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조정 장치, 에어컨 광촉매 살균, 12인치 헤드업디스플레이, 디지털 센터미러(백미러), 빌트인캠2 등이 주요 편의사양으로 추가됐다.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GT라인 실내
운전보조장치도 최신화했다. 차로유지 보조2(LFA2),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RSPA2), 전·측·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F/S/R) 등이 적용됐다.롱레인지 모델은 총 4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 2WD 모델 가격은 트림에 따라 라이트가 5540만 원, 에어 5824만 원, 어스 6252만 원, GT라인은 6315만 원으로 책정됐다. 기아는 전 트림 판매가격을 동결해 전반적인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기본형 후면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GT라인 후면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기본형 트렁크
신차 출고는 주요 정부 부처 인증을 완료한 후 다음 달 중 이뤄질 예정이다.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 완료 후 세제혜택이 적용되면 라이트가 5260만 원, 에어 5530만 원, 어스 5935만 원, GT라인는 5995만 원에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혜택이 더해지면 보다 저렴한 가격에 EV6를 구입할 수 있다.기아 관계자는 “EV6는 브랜드 전동화를 이끄는 핵심 모델이면서 기아 대표 전기차”라며 “차별화한 디자인과 강화한 상품성을 앞세워 기아가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는데 다시 한 번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기본형 휠
기아 EV6 부분변경 모델 GT라인 전용 휠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