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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보다 국내가 ‘1억 싼’ 마이바흐의 첫 전기차

한재희 기자
입력 2024-08-01 03:00:00업데이트 2024-08-01 03:00:00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오른쪽)이 지난달 2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진행된 ‘마이바흐 EQS SUV’ 출시 행사에서 다니엘 레스코우 마이바흐 글로벌 총괄(왼쪽에서 두 번째)과 킬리안 텔렌 벤츠코리아 부사장과 함께 해당 차량의 한정판 모델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오른쪽)이 지난달 2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진행된 ‘마이바흐 EQS SUV’ 출시 행사에서 다니엘 레스코우 마이바흐 글로벌 총괄(왼쪽에서 두 번째)과 킬리안 텔렌 벤츠코리아 부사장과 함께 해당 차량의 한정판 모델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가 한국에 첫 전기차를 출시한다. 8월부터 고객 인도에 들어가면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연두색 번호판’ 장벽을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됐다. 그렇지만 한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마이바흐가 많이 팔릴 정도로 마이바흐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마이바흐 EQS SUV’가 캐즘과 번호판 장벽을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 마이바흐 브랜드의 첫 전기차 EQS SUV가 전시됐다. 그 자태는 럭셔리 자체였다. 내외관 곳곳에 마이바흐 마크가 우아하게 새겨져 있어 ‘비싼 차’라는 것을 누누이 강조하는 듯했고 실내에 적용된 마이바흐 전용 나파 가죽 시트는 부드럽고 고급스러웠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뒷좌석이었다. 통풍과 마사지 기능이 기본으로 적용돼 있는 데다 최대 43.5도까지 뒤로 젖혀져 안락함이 극대화됐다. 옵션을 선택하면 차량용 냉장고와 샴페인 잔이 제공된다. 마치 비행기 일등석에 타면 이런 느낌인가 싶은 기분이 들도록 했다.

럭셔리 자동차답게 기능도 다채로웠다. 주행 속도에 따라 운전자가 직접 또는 자동으로 전고를 최대 25mm까지 높일 수 있는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돼 승차감을 극대화했다. 1열에서는 3개의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합친 스크린이, 2열에는 두 개의 11.6인치 풀HD 터치스크린과 7인치의 태블릿이 적용돼 즐거움을 더했다. 또한 차량이 정지된 상태에서 4.4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내달릴 수 있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유럽(WLTP) 기준 약 612km다.

가격도 다른 주요 시장보다는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다. 마이바흐 EQS SUV의 국내 가격은 2억2500만 원이다. 영국이나 독일 등에서는 3억 원대로 출시된 것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 가격이 1억 원 가까이 저렴한 셈이다. 이에 대해 킬리안 텔렌 벤츠코리아 부사장은 “책정된 가격에 대해 (한국) 시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러 요소를 두루 갖춘 럭셔리 차량이지만 8000만 원 이상 고가 법인차가 올해부터 장착해야 하는 ‘연두색 번호판’은 넘어야 할 산이다. 이를 도입한 뒤 올 상반기(1∼6월)에는 1억 원 이상 고가 수입차의 판매가 2만9178대로 전년 동기(3만7239대) 대비 21.6% 감소했다. 여기에 캐즘도 겹치는 바람에 전기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 내수 시장에서 지난해 동기(7만8977대) 대비 18.0% 적은 6만4791대가 팔리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사장은 “전반적으로 한국 시장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낮아졌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고, 특히 최상위 모델이 그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상보다 전동화가 주춤하지만 충분히 대응할 만한 준비가 돼 있고, 전기차 쪽으로의 터닝포인트는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 확신한다”며 “시장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