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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EV3 주문했을 때, 기아 카마스터(딜러)가 출고까지 두 달 걸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다시 전화가 와서, 차량 배정이 끝났고 바로 다음 주 출고가 가능하다고 하더군요.”기아가 지난달 출시한 소형 전기차 ‘EV3’의 출고 대기 기간이 빠르게 줄어 주목된다. 최근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화재로 인해 전기차 안전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재 우려로 계약 해지 고민 소비자 늘어
19일 전기차 커뮤니티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출고를 시작한 기아 EV3는 당초 출고까지 2개월가량이 소요됐다.
EV3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기아 EV3는 6월 실시한 사전 계약에서 3주 만에 ‘1만대’ 이상의 계약 대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확실히 변하고 있다. 벤츠 전기차 화재로 인해 소비자 사이에서 전기차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지난달 말 EV3 계약했지만 일주일 전에 해약했다”며 “(안전 문제가 있어) 앞으로 2년 정도는 구매를 미뤄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EV3 계약자는 “중국 배터리가 아닌 K-배터리를 탑재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주변에서 화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아 계약을 지속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벤츠 전기차 화재가 전반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소비자 사이에서 ‘전기차(배터리)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한번 퍼지면 이러한 인식을 없애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와 관계 없이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며 전기차 자체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졌다”며 “자동차는 특히 안전과 직결되는 소비재인 탓에 한번 돌아선 소비자 마음을 돌리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앞서 2015년 디젤게이트로 치명타를 입은 폭스바겐그룹 같은 경우 아직까지도 예전의 위상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포비아’ 정면 돌파 택한 업체도
신차 출시를 앞둔 완성차 업계도 확산하는 전기차 포비아 분위기를 경계하고 있다. 다만 일부 업체는 뛰어난 상품성을 자신하며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근 쿠페형 전기 SUV 폴스타4를 출시한 폴스타가 대표적이다. 폴스타는 폴스타2에 이어 폴스타4를 최근 공개했다. 폴스타는 폴스타4 계약을 받고 있으며, 오는 10월 고객 인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폴스타 관계자는 “계약 대수 공개는 어렵다”면서도 “전기차 포비아 등으로 우려했던 것보단 계약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볼보도 소형 전기 SUV EX30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지난해 말 EX30을 국내 공개했고, 오는 4분기 국내 인도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