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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포근, 여름엔 선선한 車 나온다… 현대차 ‘히트테크’ 공개

한재희 기자
입력 2024-08-23 03:00:00업데이트 2024-08-23 03:00:00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 크레스트72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기아의 ‘히트 테크 데이’에서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춰주는 ‘나노 쿨링 
필름’을 시연하고 있다. 차량 유리에 나노 쿨링 필름이 시공된 왼쪽 ‘아이오닉6’ 차량은 실내 온도가 36.0도로 측정됐지만 해당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오른쪽 차량의 실내 온도는 48.5도에 달했다. 현대차그룹 제공22일 서울 중구 장충동 크레스트72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기아의 ‘히트 테크 데이’에서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춰주는 ‘나노 쿨링 필름’을 시연하고 있다. 차량 유리에 나노 쿨링 필름이 시공된 왼쪽 ‘아이오닉6’ 차량은 실내 온도가 36.0도로 측정됐지만 해당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오른쪽 차량의 실내 온도는 48.5도에 달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겨울철 강추위 때문에 바깥에서 고생하다 차에 탔는데 만약 차 안이 온돌방처럼 따뜻하다면 어떨까. 이런 차량이 몇 년 안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가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개발해 향후 양산차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 크레스트72에서 열린 현대차·기아 ‘히트 테크 데이’에서 기아 전기차 ‘EV9’의 운전대 하단부, 자동차 문, 글로브 박스 등을 만져 보니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일반적인 차량이라면 따뜻하지 않아야 하는 곳들이다. 전류가 흐르면 최대 110도까지 열을 발생시키는 발열 필름이 장착된 덕에 차 안이 전체적으로 훈훈하게 느껴진 것이다.

이런 따뜻함은 히터를 세게 틀었을 때 따뜻해지는 것과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 현대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기가 덜 건조한 덕에 따뜻하면서도 쾌적함이 느껴진다는 것.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어 발열체 표면은 직물 소재로 덮여 있었다. 만약 금속 소재였다면 열이 금방 전달돼 뜨겁게 느껴졌을 것이다. 직물 소재인 덕에 손을 계속 대고 있어도 참을 수 있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 30도가 넘는 여름이라 그렇지 한겨울에 만져 보면 훨씬 덜 뜨겁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탑승자의 신체가 복사열 난방 시스템에 접촉하면 곧바로 난방이 차단되는 ‘터치센서’를 장착해 이중 삼중으로 화상 사고를 예방했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마치 온돌처럼 원적외선이 방출되기 때문에 난방 효과가 더 좋다. 원적외선이 피부 안쪽으로 직접 작용해 혈류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오만주 현대차·기아 통합열관리리서치랩 연구위원은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면 히터만 틀었을 때보다 17%의 에너지 저감 효과가 있다”며 “전기차의 경우 겨울철에 히터를 틀면 주행 거리가 줄어들 수 있는데 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창문에 붙이면 여름철 차량 내부 온도를 10도 이상 낮추는 ‘나노 쿨링 필름’ 기술도 함께 공개됐다. 태양광 중에서 근적외선대와 중적외선대 파장을 반사·방출시켜 차량 내부 온도를 낮추는 기술이다. 이를 적용한 ‘아이오닉6’ 차량의 내부 온도를 재보니 36도였고, 그렇지 않은 차량은 48.5도를 기록해 12도가량 차이가 났다.

이날 ‘금속 코팅 발열 유리’도 소개됐다. 앞 유리에 2개 층으로 구성된 투명한 금속 코팅을 삽입해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시키는 기술이 적용됐다. 48V의 고전압 시스템을 활용해 영하 18도에서도 앞유리에 낀 성에를 5분 안에 제거할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의 성에 제거 시스템과 비교해 전력은 약 10% 적게 투입되면서도 제거 속도는 최대 4배 빠르다. 현대차그룹은 이 기술을 국내외 주요 시장에 특허 출원했다.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