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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전기차 의무화 지지 안해”…현대차 “하이브리드는 괜찮죠?”

뉴스1
입력 2024-09-06 09:50:00업데이트 2024-09-06 09:53:28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에 이어 민주당 후보까지 ‘전기차 의무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6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캠프는 최근 공화당의 공격에 대응하는 ‘팩트 체크’ 이메일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mandate)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리스 캠프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을 거론하며 “밴스는 ‘해리스가 모든 미국인이 전기차를 소유하는 것을 강제하길 원한다’는 것과 같이 의심할 여지가 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초 미 대선에서 전기차와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은 ‘적극 육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反)전기차’로 인식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인 2019년 ‘2040년까지 미국 내 신규 판매 자동차 100%를 탄소 배출 제로 차량으로 의무화’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그가 참여한 바이든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 전반을 ‘사기’(Green New Scam)로 규정하고, 전기차 의무화 철폐, 세금 지원 철폐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입장은 ‘러스트벨트’ 경합주인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표심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지역에선 자동차 노조의 표심이 강한데, 노조는 일자리 상실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전기차 전환을 반대하고 있다. 오는 10일(현지 시각) 열리는 TV토론을 앞두고 서둘러 입장을 발표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 대선 후보 모두 전기차 의무화에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내면서 차기 정부에서 전기차 친화정책이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이다.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는 올해 1~7월 미국 전기차 판매 점유율 10%로 첫 두자릿수를 기록, 1위 테슬라와의 격차를 좁혔다. 일찌감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기세를 이어가며 선전하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전기차 친화 정책이 후퇴할 경우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해리스 부통령 캠프의 이번 메시지가 다분히 정치적인 셈법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국 전기차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 대선 당시 후보 시절 한국을 비롯한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를 공약했지만, 실제론 한국·멕시코 등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예정된 미래’인 전기차 전환 흐름에 역행하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전기차 시대란 큰 흐름을 역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당시에도 자동차 노조를 겨냥해 수입차에 대한 높은 관세를 공약했지만, 자국 내 투자 등의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면서 이는 실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대선 결과에 따른 전기차 시장 변화를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준비하는 한편 그룹 특유의 장점인 ‘유연한 생산’을 최대한 끌어올려 대선 이후를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성장세 둔화에 대응해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고 중간단계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개발을 서두르는 등 이미 행동에 들어갔다. 10월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전기차만 생산하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 하이브리드차도 함께 생산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차 공급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실적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 8월 합산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16만 1881대다. 8월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인데, 하이브리드차가 28.3% 증가한 2만 1305대로 월간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성능을 대폭 개선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2025년 1월부터 양산 차량에 적용하는 한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현재 준중형·중형 중심 7개 차종에서 소형·대형·럭셔리 등 전 차급 14개 차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