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전북 전주시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 불이 났다. 다행히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하고 소방 당국이 신속하게 진화해 피해는 적었지만 한밤중에 주민 300여 명이 놀라 대피했다. 잇단 전기차 화재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9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경 전주시 덕진구 장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지하 4층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기아차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열을 감지하는 경보기의 소리를 듣고 현장을 확인한 뒤 신고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하 4층으로 내려가 보니 연기가 자욱해 119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신고 접수 8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 당국은 특수진압차 등 장비 34대와 84명의 인력을 투입해 1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다. 당시 차량 아래쪽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고 스프링클러가 작동 중이었다. 화재 차량 바로 옆에는 주차된 차가 없었다. 소방 당국은 불길을 잡은 뒤 다시 화재로 번질 것을 대비해 차량을 지상의 수조로 이동시켰다.
화재가 발생한 지하 4층 주차장에는 불이 난 차량을 포함해 454대의 차량이 있었다. 이 아파트 주차장은 지하 1∼5층으로 총 2427대가 주차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만들 공간이 없어 지하 2층과 지하 4층에 모두 18곳의 충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 아파트는 오피스텔과 아파트 6개 동으로 구성됐다. 화재 직후 40대 주민 1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입주민 등 300여 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불길이 번졌다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불이 난 전기차는 전날 오후 6시 반부터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