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은 다소 부진이 예상되지만 팰리세이드가 포함된 대형 SUV 시장 상황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여전히 대형 SUV에 대한 국내 소비자 관심이 뜨겁다.



새 파워트레인 ‘2.5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 텅 빈 엔진룸의 의미 ‘6기통’
신형 팰리세이드는 약 6년 만에 선보이는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이번 신형은 웅장하고 독창적인 디자인과 새롭게 추가된 9인승(3+3+3) 시트 구성, 새롭게 개발한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기반 신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주요 특징으로 한다. 특히 2.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엔진은 어떤 측면에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산물로도 볼 수 있다. 아직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전기차 캐즘의 선물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 3~4년 전만해도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전환을 선포하면서 내연기관 엔진에 대한 개발과 투자를 축소하기로 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이 이러한 흐름을 보였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모델용 파워트레인으로 1.6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만 남겨 놨다.

이러한 한계 등으로 인해 조금 더 고배기량 가솔린 터보 엔진을 베이스로 하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다.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 특성에도 부합하는 방향성이다. 향후 카니발 1.6 하이브리드를 2.5 하이브리드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제네시스에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도입될 전망인데 이에 대한 엔진 라인업 보강도 추진되고 있다. 현대차는 2.5에 이어 6기통 3.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도 개발 중이다. 현 상황에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시장을 기준으로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에 가장 먼저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북미에 수출되는 신형 팰리세이드에도 3.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한다는 계획이 있다.



신형 팰리세이드 파워트레인은 2.5 가솔린 터보와 2.5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등 2종을 운영한다. 2.5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싼타페에 탑재된 2.5 가솔린 터보 엔진과 동일한 성능이다. 연비는 복합 기준 리터당 9.7km로 싼타페보다 낮다. 2.5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는 합산 최고출력 334마력의 동력성능을 갖출 전망이다. 아직 정부 인증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1회 주유로 1000km 넘는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 전용 편의기능으로는 1.65kWh 용량 300볼트(V)급 고전압리튬배터리 활용해 전기차 아이오닉처럼 차 내외부에서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V2L 기능과 스테이모드가 있다. 전기차에서 누릴 수 있었던 EV 특화 기능 일부를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새 하이브리드부터 9인승까지… “피아 구분 없는 엄청난 식성”
이전에 없던 9인승 사양도 이번 신형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 엄청난 식성으로도 볼 수 있다. 여기서 적군은 포드 익스플로러와 쉐보레 트레버스 등 동급 수입 대형 SUV를 말하고 아군은 기아 카니발을 지칭한다. 수입 동급 경쟁모델의 경우 국산차 강점을 살려 풍부한 편의사양과 가격 등 표면적인 이점만으로도 쉽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만큼 사실 물량 측면에서도 비교대상은 아닌 셈이다. 팰리세이드 9인승 모델 관전 포인트는 오히려 그룹사 가족인 기아 카니발을 겨냥할 수 있다는데 있다. 국내 시장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아빠차’인 패밀리카 영역에서 기아 카니발의 상품성을 능가하는 모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른 차를 선택한 아빠들은 일종의 만능 패밀리카 카니발의 상품성을 일부 포기하고 취향에 맞춰 타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밀리카로 카니발 대신 수입 RV를 선택하면 가격이 비싸고 가격에 맞춰 덩치가 작은 차급을 고르면 공간과 편의기능 등이 아쉽기 때문이다. SUV로 눈을 돌리면 그 역시 공간이나 가격 등이 카니발에는 못 미친다. 그렇다고 카니발이 고급스럽지 않다거나 대충 만든 차도 아니다. 신차효과 없이도 꾸준히 이어지는 높은 판매량이 이를 증명한다.


신형 팰리세이드 9인승 모델 탑승구조는 카니발과 다르다. 전체 3열에 앞좌석에 3명이 타고 2열과 3열에 3명씩 탈 수 있는 ‘3+3+3’ 구조다. 2열 좌석이 독립적인 캡틴시트 2개로 이뤄진 7인승과 달리 일반적인 5인승 승용차처럼 벤치형시트로 구성됐다. 일반적인 3~5인 가족이라면 평상시 3열 좌석을 접어 트렁크를 넓게 사용하고 5인승 승용차처럼 활용하기 적합하다. 최신 대형 SUV 모델답게 시트 조작을 위한 다양한 편의사양도 갖춰졌다. 3인 탑승이 가능한 앞좌석은 아이디어가 참신하지만 활용도는 높지 않아 보인다. 성인 남성 3명이 탄 모습이 꽤 불편해 보였다. 가운데 좌석에는 별도로 3점식 안전벨트가 있고 3인 탑승을 고려해 조수석쪽 신규 에어백까지 추가했다. 운전석에서 고리를 잡아당겨 센터콘솔을 접거나 세우는 방식으로 가운데 공간을 좌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반려동물 인구가 많은데 강아지나 고양이를 태울 수 있는 전용 쿠션이 있으면 이 공간을 더욱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형 팰리세이드의 웅장한 디자인은 마찬가지로 그룹사 가족 브랜드인 제네시스까지 넘본다. 남성적인 주요 디자인 요소들이 큰 덩치와 잘 어울린다. 면발광 방식 램프 디자인과 구성도 독특하고 개성적이다. 전반적으로 제네시스 대형 SUV 모델인 GV80에 버금갈 정도로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다. 픽셀과 직선 디자인을 강조하다가 못생긴 디자인이 된 현대차 싼타페를 닮을까봐 우려했지만 기우였다. 싼타페의 경우 네모반듯한 직선 위주 실루엣을 강조하지만 자세히 보면 후면이 둥그스름하고 상단부가 좁아지면서 사각형도, 원형도 아닌 사다리꼴의 괴상한 라인을 보여준다. 흡사 네모로 가다가 이도저도 아닌 라인이 돼 버린 느낌이다.



차체 크기는 신형 팰리세이드의 경우 길이와 너비가 각각 5060mm, 1980mm, 높이는 1805mm다. 휠베이스는 2970mm다. 싼타페(4830x1900x1780, 휠베이스 2815mm)보다 월등히 큰 덩치를 자랑한다. 기아 카니발(5155x1995x1775, 3090mm)보다는 조금 작고 제네시스 GV80(4930x1975x1715, 2955mm)보다는 크다.


여기에 신형 팰리세이드 출고 후에도 원하는 디지털 기능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블루링크스토어’가 다음 달 오픈 예정이다. 해당 스토어에서는 다이내믹 웰컴 및 에스코트 라이팅 패턴 4종과 클러스터 및 인포테인먼트 디자인 ‘디스플레이 테마’, 음악 및 비디오 스트리밍, 넷플릭스와 각종 OTT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프리미엄’ 등을 먼저 판매하고 향후 선택 가능한 디지털 사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5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9인승 ▲익스클루시브 4982만 원 ▲프레스티지 5536만 원 ▲캘리그래피 6186만 원이고 7인승은 ▲익스클루시브 5068만 원[6] ▲프레스티지 5642만 원 ▲캘리그래피 6326만 원부터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환경 친화적 자동차 세제혜택 적용 전 판매가격)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