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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내달 상하이모터쇼 불참…선방하는 美에 집중하나

한종호 기자
입력 2025-03-19 15:20:52업데이트 2025-03-19 16:26:42
2024 베이징 모터쇼 현대자동차 부스. 현대차 제공2024 베이징 모터쇼 현대자동차 부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 ‘상하이 모터쇼’에서 올해 전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매년 상하이와 북경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출품을 이어온 현대차그룹이 전면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전기차 업체들의 굴기에 중국 시장 내 입지가 줄어들자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대신 공력을 끌어모아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 투입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는 미국 시장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4월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에 불참하기로 내부적으로 확정했다. 상하이 모터쇼는 베이징 모터쇼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2대 자동차 전시회로 서로 번갈아 가며 개최되는 격년 행사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 시장 투자를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품 마케팅과 판매 전략을 보완해 내년에 더 의미 있는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이 불참을 결정한 배경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한 때 중국 시장에서 100만대가 넘는 차량을 팔며 선전했으나 사드(THAAD)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겪으며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19년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101만1446대를 기록하며 점유율 4.7%를 차지했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기준 43만1215대까지 판매량이 줄며 점유율도 1.6%로 감소했다.

중국 내 판매량은 최근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부 지원을 업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성장해 온 현지 전기차 브랜드 위주로 내수 시장이 재편되며 단시간 내에 점유율까지 수복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신에너지차 소매 판매량 ‘톱10’에 입성한 해외 브랜드는 테슬라가 유일하다. 특히 1위를 차지한 비야디(BYD)의 판매량은 371만8000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중 패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중국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자구책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당장 선방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 더 큰 공을 들이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보다 확실한 시장에서 파이를 확보해 두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2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은 170만8293대를 기록해 전년(165만2821대)보다 3.4% 늘었다.

현지 생산기지 가동 준비에 속도를 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대상 25% 관세 부과 예고에도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중 조지아주 신공장 HMGMA 준공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준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사 주요 경영진을 비롯해 조지아 주지사 등 주정부, 연방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