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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1분기 영업益 140%↑… ‘미국산 배터리’ 선점 효과 가시화

김민범 기자
입력 2025-04-07 19:04:00업데이트 2025-04-07 19:20:20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배터리가 장착되는 미국 스타트업 앱테라의 태양광 3륜 전기차. 미국 현지에서 초도물량 5000대가 모두 완판(예약)됐다.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배터리가 장착되는 미국 스타트업 앱테라의 태양광 3륜 전기차. 미국 현지에서 초도물량 5000대가 모두 완판(예약)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이 6조2650억 원, 영업이익은 3747억 원으로 집계(잠정)됐다고 7일 발표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2.2% 증가할 때 영업이익은 무려 138.2% 성장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 실적 모두 실적 전망치(매출 5조9425억 원, 영업이익 810억 원)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금액이 4577억 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영업손실 830억 원으로 집계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배터리 제품 공급물량이 견조하게 유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액공제 금액은 실제 배터리 생산량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매출의 경우 연말부터 이어진 고객사 재고 조정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계절적 비수기 요인으로 성장이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실적 추이LG에너지솔루션 실적 추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시장 성장성은 굳건하지만 주요 국가 정책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단기적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전히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취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제품 및 품질 경쟁력 강화와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미래 기술 준비 등을 제시했다. 현 시기를 근본적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고 전반적인 운영 효율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운영 효율화 일환으로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3번째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3공장(미시간)을 인수해 단독 운영하기로 했고 미국 미시간 홀랜드공장과 폴란드 브로츠와프공장이 ESS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투자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향후 늘어날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LG에너지솔루션 46시리즈 원통형배터리. 차세대 원통형배터리 제품으로 미국 테슬라 공급물량 양산을 앞두고 최종 제품 검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LG에너지솔루션 46시리즈 원통형배터리. 차세대 원통형배터리 제품으로 미국 테슬라 공급물량 양산을 앞두고 최종 제품 검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주총에서 김동명 사장은 “현재 위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현 시기를 근본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사업 운영을 효율화해 미래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내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트럼프 정부 2기를 맞아 심화되고 있는 관세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내에서 7개 공장을 건설(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미시간 랜싱 단독공장, 애리조나 단독공장 등) 또는 운영(미시간 홀랜드 단독공장,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공장, 테네시 얼티엄셀즈 2공장 등)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차별화된 현지 생산능력을 강점으로 가져가면서 ‘선진입 효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에 맞춰 ‘미국산 배터리’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도 향후 LG에너지솔루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건설 중이 미국 애리조나 원통형배터리 공장 전경.LG에너지솔루션이 건설 중이 미국 애리조나 원통형배터리 공장 전경.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