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금액이 4577억 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영업손실 830억 원으로 집계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배터리 제품 공급물량이 견조하게 유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액공제 금액은 실제 배터리 생산량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매출의 경우 연말부터 이어진 고객사 재고 조정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계절적 비수기 요인으로 성장이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운영 효율화 일환으로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3번째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3공장(미시간)을 인수해 단독 운영하기로 했고 미국 미시간 홀랜드공장과 폴란드 브로츠와프공장이 ESS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투자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향후 늘어날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미국 내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트럼프 정부 2기를 맞아 심화되고 있는 관세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내에서 7개 공장을 건설(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 미시간 랜싱 단독공장, 애리조나 단독공장 등) 또는 운영(미시간 홀랜드 단독공장,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공장, 테네시 얼티엄셀즈 2공장 등)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차별화된 현지 생산능력을 강점으로 가져가면서 ‘선진입 효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에 맞춰 ‘미국산 배터리’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도 향후 LG에너지솔루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