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 뉴 SM5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기본기의 탄탄함'이다. 여기에 진동소음(NVH)이 상당히 개선돼 있어 '품격의 중형세단'으로 자리매김할 것 같다.
디자인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무난함'이다. 헤드램프 사이의 넓은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은 르노삼성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표현했고, 헤드램프는 이전과 달리 사각형으로 정갈함을 담아내고 있어 역동적이면서도 품격이 묻어나도록 했다. 범퍼 하단 좌우 안개등은 크롬 테두리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 측면은 하이데크 스타일이지만 역동성보다 편안함이 강조된 만큼 뒤가 크게 높지는 않다.
최소한의 하이데크 스타일을 추구하되 절제미를 강조한 셈이다. 뉴 SM5의 개발 컨셉트가 '편안하고 품격 있는 중형세단'임을 은은하게 드러냈다. 리어램프의 경우 크기 비율이 적절해 보는 사람이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먼저 간결한 스티어링 휠이 눈에 들어온다. 최근 스티어링 휠에 각종 부가기능이 부착되는 추세에 비춰 보면 분명 대조적이다. 볼륨 등은 스티어링 휠 뒤 별도로 부착된 스위치로 조작이 가능하고, 오디오 메인 로터리 레버로도 올리고 내릴 수 있다. 계기반은 뉴 SM3처럼 약간의 기울기가 있다. 계기반 중앙의 트립창을 통해 각종 정보를 쉽게 전달받을 수 있다.
지 향이 있는데, 필요에 따라 4단계로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자동차에 있어 후각의 감성까지 고려한 기능이라는 점은 분명 높이 살 부분이다.
운전석 시트에는 안마 기능이 있다. 두 가지 모드로 적용되며 운전 중에는 조절이 불가능하다. 실제 출발 전 안마 기능을 작동시키니 등 뒤에서 부드럽게 마사지가 이뤄진다. 운전할 때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라도 크게 개의치 않을 정도로 움직인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경쾌하게 엔진이 돌아가지만 소음이 무척 적다. 뉴 SM5가 추구한 기본기 중 하나가 진동소음의 억제라는 점이 떠오른다. 무단변속기 레버를 'D'에 놓고 서서히 움직였다. 주차 브레이크는 '오토'여서 체결돼 있더라도 그냥 출발하면 자동으로 풀린다.
1,998㏄ 엔진의 최고출력은 141마력, 최대토크는 19.8㎏·m다. 숫자로 보면 성능은 평범한 수준이다. 그러나 성능의 평범함이 실제 도로에서 구현되는 느낌은 남다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부드러우면서도 재빨리 시속 100㎞에 다다른다. 급가속을 배제하고 페달 답력을 크게 주지 않아도 무리 없이 이루어진다. 실주행영역에서 고른 토크가 나오도록 했다는 개발진의 설명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폭발적인 성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게다가 정숙성은 상당히 뛰어나다. 주행 중 외부에서 들려오는 풍음은 체감이 가능할 정도로 억제돼 있다. 게다가 밑에서 올라오는 하부 소음도 크게 줄였다. 갖가지 흡음재가 곳곳에 적용된 결과다. 4명의 동승자 모두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승차감과 핸들링도 좋은 편이다. 주행 중에는 부드럽지만 코너를 공략할 때는 도로를 지지하는 힘이 의외로 커서 견고하게 차가 견뎌낸다.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음질이 꽤 명료했고, 지붕 앞뒤에 걸쳐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필요에 따라 로터리 레버로 개방량을 조절할 수 있다. 누르는 로직 방식보다 훨씬 편리하다. 다만 리어 윈도 커튼은 수동이어서 조금 불편함이 있다. 그러나 중형세단에 리어 윈도 커튼과 뒷좌석 좌우 윈도에서 커튼이 적용된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뉴 SM5의 또 다른 고급성이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다.
가격은 기본 PE 2,080만 원, SE 2,200만 원, SE 플러스 2,370만 원, XE 2,430만 원, LE 2,530만 원, 그리고 최상급 RE는 2,650만 원이다. 최근 가파른 신차 가격 상승에 비춰 가격 인상폭이 최대한 억제된 것은 르노삼성만의 결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경쟁차종 대비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정직하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출시 전 10일 만에 계약이 1만 대가 넘어섰다는 점은 그 같은 경쟁력의 결과를 새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한다. 잘 달리고, 잘 서고, 달 돌아야 한다는 기본기, 그리고 조용하고, 필요한 모든 것 갖췄으면서도 가격부담이 적은 것, 그게 바로 '기본기를 갖춘 뉴 SM5'가 아닐까 한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