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GDi 엔진 하나로 차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놀랍다. 단순히 엔진 성능만 좋아진 것이 아니라 정숙성과 연비 또한 좋아졌다는 것은 보너스 같은 느낌이다. 쏘나타 2.0에 비해 확실히 순발력이 뛰어나다.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듯싶었다.
▲ 스타일
기본적인 겉모습은 2.0 버전과 같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뒷모양이 다르다. 배기량이 늘어난 만큼 배기구도 두 개로 늘어났다. 크롬으로 장식한 두 개의 머플러 팁을 밖으로 드러내 스포티함이 더해졌고, F24 GDi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어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스포츠 패키지를 선택하면 18인치 휠과 더불어 패들 시프트가 적용돼 ‘스포티함’이 극대화된다. 인테리어는 패들시프트가 적용되지 않으면 2.0과 같다.

▲ 성능 및 승차감
운전석에 앉아 스마트키를 홀더에 꽂으니 의자가 저절로 움직인다. 마지막으로 저장된 위치로 이동하는 것이다. 키를 뽑으면 의자가 뒤로 이동, 내리기 편한 위치가 된다.
시동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공회전 상태에서 엔진 소음이 거의 없다. 진동도 거의 느끼기 어렵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아 엔진 회전수를 높여봤다. 배기음과 엔진음 모두 잘 정돈된 듯한 느낌이다. 2.0 모델에서는 인위적으로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 차는 오히려 소리를 억제하고 있는 느낌이다. 스포티한 성격을 강조하는 이 차에서 오히려 정숙성을 느끼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
기어 변속을 하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힘이 아니라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는 느낌이다. 그 느낌이 독특하다. 기어비는 엔진의 힘이 충분하기 때문에 효율을 고려, 연비 위주로 세팅했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운전을 해 보면 기어비가 넓어서 스포츠 지향성을 지닌 차에 가깝다. 게다가 6단 변속기 덕에 엔진 회전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엔진 회전 구간인 4,250rpm 근처에서는 경쾌한 가속 성능이 느껴져 인상적이다.
18인치 휠과 단단한 서스펜션에다 강한 차체가 더해져 유럽식 승차감이 가미됐다. 아무래도 한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핸들링이 재미있다. 고속주행로로 진입해 달려봤다. 2.4ℓ GDi 엔진의 201마력, 25.5kg·m의 최대토크는 차와 잘 어울린다. 차가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차 무게가 실제로는 가볍지 않으나 주행 느낌이 그렇다는 말이다. 가변식 서스펜션이 장착됐으면 더 좋았을 듯싶었다. 이 차는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지만, 중형 세단임을 잊지 않았다. 여러 명이 함께 탔을 경우엔 오히려 안정감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2.4ℓ GDi 엔진의 소리와 진동 억제 수준은 훌륭하다. 고압으로 연료를 분사, 큰 폭발력을 이용하는 직분사 엔진 시스템의 특성상 발생되는 소음과 진동을 ‘밸런스 샤프트’를 통해 줄였기 때문이다. 가속을 하고 엔진 회전수를 높이며 주행을 해도 크게 거슬리지 않아 좋다. 달릴 때는 느끼기 어려우나 정차 중엔 에어컨 컴프레서와 블로어 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조금 크게 들린다. 정숙성이 향상됐다는 증거다. 다만, 이날 비가 많이 온 점을 감안해야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공기 밀도가 높아져 차의 정숙성이 좋아지고 성능이 조금 더 좋다고 느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차의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또 한 가지, 시승 구간에서 평균 연비는 ℓ당 약 8km였다. 굉장히 가혹한 조건에서 시승이 이뤄졌음을 감안해 볼 때, 이는 꽤 훌륭한 수준이다. 공인연비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ℓ당 13km인데, 그 수치가 실감난다. 배기량이 늘었음에도 효율이 그만큼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 총평
'현대차가 외계인에게 선물을 받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느낄 수 있었다. 늘 수입차와 비교 당하며 단점을 지적 당하기 일쑤였던 모습에서 이제는 당당해질 수 있게 됐다. GDi 엔진을 통해서 그렇게 될 수 있었다. 현대차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쏘나타에 현대차의 미래가 담긴 새로운 심장을 이식했고,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물론 디자인은 변화된 게 없기 때문에 취향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2.4ℓ급 GDi 엔진을 통해 ‘중형 스포츠 세단’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 차가 추구하는 컨셉트에 부합하는 차종이기 때문에 사소한 단점은 눈감아 줄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 이유는 직접 타 봐야만 알 수 있다.
'패밀리 세단'이던 쏘나타는 이제 확실히 '중형 스포츠 세단'으로 다시 태어났고, 쏘나타가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몸에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었던 쏘나타가 이제는 맞춤형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다.
시승/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