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이 두 자리 숫자를 보고 일반적으로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기자에겐 살짝 긴장을 가져다 주는 동시에 야수의 바리톤 음색을 연상시키는 상징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63 AMG’ 시리즈에 대한 강렬한 기억 때문이다. 지금까지 타 본 모델은 ‘ML63 AMG’와 ‘C63 AMG’.
이번엔 독일에서 방금 날라 온 따끈따끈한 ‘E63 AMG’(사진)를 타봤다. 설레는 마음으로 ‘Engine Start’ 버튼을 누르자 6.2L V8엔진이 ‘으르렁’거리며 깨어난다. 적막하던 넓은 주차장은 소름 끼칠 정도의 매혹적인 배기음으로 가득 채워진다. 운전석으로 들어가 보자. 이전 모델인 ‘E55 AMG’와는 실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특히 고성능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치들이 추가돼 즐거움을 더해준다. 우선 ‘AMG’ 버튼이 새로 생겼다. 이 버튼을 누르면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의 감쇄력은 가장 강한 ‘스포츠 플러스’로 바뀌고 전자식 차체자세제어장치(ESP)도 스포츠 모드로 변경돼 공격적으로 차를 몰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운전자가 임의로 서스펜션은 3단계, 변속모드는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굽은 길을 돌아나갈 때 몸이 쏠리지 않도록 자동으로 시트의 옆 부분이 솟아오르는 다이내믹 기능과 마사지 서비스도 들어 있다.
AMG 모델의 가장 큰 특기는 가속력과 고속주행 안정성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측정기를 달고 별다른 준비도 없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는 4.6초(제원상 4.5초) 만에 해치운다. 시속 200km까지는 14.9초가 걸렸다. 속도계 바늘은 정말 아무런 부담 없이 시속 255km까지 올라간 뒤 속도제한장치가 작동했다. 이때 GPS 측정 속도는 249km.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허무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속력을 처음 경험해본 사람들에겐 공포영화 이상으로 무서움을 준다.
시속 250km의 초고속 주행에서도 튼튼한 서스펜션과 단단한 보디는 일반 중형세단이 시속 150km 정도로 달리는 만큼의 안정감을 제공한다. 시속 200km 이상에서 빠르게 차로를 변경해 보면 그 진가가 드러난다. 핸들링은 나긋나긋하던 일반 E클래스와 전혀 다르다. 서스펜션을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맞출 경우 차체의 흔들림은 스포츠카 수준으로 억제되며 운전자의 의도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특히 7단 자동변속기가 일반 토크컨버터 방식이 아니라 멀티클러치 수동 형식이어서 동력 전달이 확실하고 변속도 재빨라서 드라이빙 감성이 크게 높아졌다.
가속페달 초기 3분의 1은 부드럽게 설정돼 패밀리세단을 움직이듯 나긋나긋 운전하기 쉽도록 배려돼 있지만 절반 이상 밟으면 숨겨 놨던 525마력의 출력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터져 나오면서 타이어가 비명을 질러댄다. AMG엔진은 폭이 285mm에 이르는 광폭타이어를 마치 경차 타이어처럼 얇게 느껴지게 만든다. 굽은 길을 돌아나갈 때 조금만 거칠게 가속페달을 다루면 정신없이 ESP 경고등이 들어오고, 만약 ESP를 꺼놨다면 뒤 타이어는 연기를 뿜어내며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AMG 모델에서 ESP는 선택적인 안전장치가 아니라 필수적인 생명유지장치다. 연료소비효율은 절망적. L당 5km 안팎이고 좀 다이내믹하게 몰면 4km 정도다. 즐거움에 대한 대가다. 가격은 1억4100만 원.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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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괴물, 벤츠 E63 AMG 시승기

이번엔 독일에서 방금 날라 온 따끈따끈한 ‘E63 AMG’(사진)를 타봤다. 설레는 마음으로 ‘Engine Start’ 버튼을 누르자 6.2L V8엔진이 ‘으르렁’거리며 깨어난다. 적막하던 넓은 주차장은 소름 끼칠 정도의 매혹적인 배기음으로 가득 채워진다. 운전석으로 들어가 보자. 이전 모델인 ‘E55 AMG’와는 실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특히 고성능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치들이 추가돼 즐거움을 더해준다. 우선 ‘AMG’ 버튼이 새로 생겼다. 이 버튼을 누르면 전자제어식 서스펜션의 감쇄력은 가장 강한 ‘스포츠 플러스’로 바뀌고 전자식 차체자세제어장치(ESP)도 스포츠 모드로 변경돼 공격적으로 차를 몰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운전자가 임의로 서스펜션은 3단계, 변속모드는 4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굽은 길을 돌아나갈 때 몸이 쏠리지 않도록 자동으로 시트의 옆 부분이 솟아오르는 다이내믹 기능과 마사지 서비스도 들어 있다.
AMG 모델의 가장 큰 특기는 가속력과 고속주행 안정성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측정기를 달고 별다른 준비도 없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는 4.6초(제원상 4.5초) 만에 해치운다. 시속 200km까지는 14.9초가 걸렸다. 속도계 바늘은 정말 아무런 부담 없이 시속 255km까지 올라간 뒤 속도제한장치가 작동했다. 이때 GPS 측정 속도는 249km.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허무할 정도로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속력을 처음 경험해본 사람들에겐 공포영화 이상으로 무서움을 준다.
시속 250km의 초고속 주행에서도 튼튼한 서스펜션과 단단한 보디는 일반 중형세단이 시속 150km 정도로 달리는 만큼의 안정감을 제공한다. 시속 200km 이상에서 빠르게 차로를 변경해 보면 그 진가가 드러난다. 핸들링은 나긋나긋하던 일반 E클래스와 전혀 다르다. 서스펜션을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맞출 경우 차체의 흔들림은 스포츠카 수준으로 억제되며 운전자의 의도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특히 7단 자동변속기가 일반 토크컨버터 방식이 아니라 멀티클러치 수동 형식이어서 동력 전달이 확실하고 변속도 재빨라서 드라이빙 감성이 크게 높아졌다.
가속페달 초기 3분의 1은 부드럽게 설정돼 패밀리세단을 움직이듯 나긋나긋 운전하기 쉽도록 배려돼 있지만 절반 이상 밟으면 숨겨 놨던 525마력의 출력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터져 나오면서 타이어가 비명을 질러댄다. AMG엔진은 폭이 285mm에 이르는 광폭타이어를 마치 경차 타이어처럼 얇게 느껴지게 만든다. 굽은 길을 돌아나갈 때 조금만 거칠게 가속페달을 다루면 정신없이 ESP 경고등이 들어오고, 만약 ESP를 꺼놨다면 뒤 타이어는 연기를 뿜어내며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AMG 모델에서 ESP는 선택적인 안전장치가 아니라 필수적인 생명유지장치다. 연료소비효율은 절망적. L당 5km 안팎이고 좀 다이내믹하게 몰면 4km 정도다. 즐거움에 대한 대가다. 가격은 1억4100만 원.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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