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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적극적인 여성 배려, 인피니티 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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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29 14:12:59업데이트 2023-05-10 22:05:35
크로스오버(Cross-Over)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활동이나 스타일이 두 가지 이상의 분야에 걸친 것'이라는 뜻이다. CUV로 분류되는 인피니티 EX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적절히 섞어 놓은 차종이다. 2008년 등장 이후 3년만에 작지만 큰 변화를 추구했다. 지난해 7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것. 덕분에 효율이 향상되고, 가속할 때 훨씬 부드러워졌다는 게 인피니티의 설명이다. 2011년형 EX를 시승했다.

▲스타일
구형과 별로 달라진 건 없다. 실내 공간도 마찬가지다. 겉 모양은 인피니티의 다른 차종, 특히 G시리즈와 많이 닮았다. 앞 모양은 전면 더블 아치형 그릴, L자형 헤드램프 등 패밀리룩을 표방한다. 앞 범퍼 아래는 일반적인 세단과 달리 칠 벗겨짐을 우려하지 않아 되는 강한 소재ㄱ 사용됐다. 운전자가 SUV 용도로 이용할 때는 대비해서다. 옆 모양은 부드러움과 역동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쿠페형 디자인을 접목한 탓에 낮고 길게 뻗은 형태다. 고성능 이미지를 표현하듯 두 개의 배기 파이프가 리어에 드러나 있다. 또한 아래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는 디자인이어서 시각적으로도 안정감을 준다.


여성운전자를 배려한 기능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키를 지닌 채 차에 다가서자 차 주변이 밝아진다. 운전자를 알아보는 웰컴 라이팅 시스템인데, 어두운 주차장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문을 열고 내부를 보면 깔끔하게 정돈된 인테리어가 시야에 다가온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시트, 스티어링 휠, 사이드 미러 등의 위치가 한 번에 맞춰진다. 마지막으로 설정된 위치를 기억하는 기능이다. 반대로 시동을 끄고 문을 열면 내리기 쉽게 시트와 스티어링 휠이 뒤로 움직인다.

1,600mm의 높이, 150mm의 최저지상고는 일반적인 세단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낮은 차체 덕분에 여성들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다. 게다가 트렁크 공간도 여성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버튼 하나로 2열 시트 등받이를 접거나 펼 수 있다. 무거운 등받이를 낑낑대며 올릴 필요가 없다. 또한 주차에 자신 없는 운전자에게 도움을 줄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를 통해 '주차왕(?)'에 도전할 수도 있다. 앞뒤, 좌우 사이드 미러 아래 탑재된 총 4개의 초광각(180°) 카메라가 마치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을 보여주며, 후진 시에 스티어링 휠 조작과 진행 방향을 미리 알려 주는 기능은 7인치 모니터에서 분할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다.


▲주행 & 승차감
기어 변속을 하고 속도를 올려봤다. 부드럽고 조용하게 가속된다. 'D'레인지는 일상적인 주행에 적합해 보인다. 7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탓에 부드러움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스포츠(S)모드는 빠른 반응이 만족스럽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민첩하게 움직인다.

가속감은 뛰어나다. 엔진 사운드도 박력 있다. 14년 연속 미국 워즈오토 10대 엔진상을 받은 VQ시리즈 중 하나인 3.5ℓ VQ35HR 엔진을 탑재했고, 최고출력 302마력, 최대토크 34.8kg.m의 성능을 낸다. 또한 기존 5단 자동변속기에서 7단으로 업그레이드 돼 기존 대비 9.6% 높아진 ℓ당 9.1km의 연료효율을 보인다. 변속기 덕분에 최대한 낮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할 수 있어 낭비가 줄었다고 볼 수 있다. 동급 엔진을 사용하는 차종과 비교하면 크게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실제 운행 시에도 구형과 비교하면 좋아진 효율성을 느낄 수 있다.

전반적인 주행감은 만족스럽다. 브레이크도 잘 듣는다. 비교적 무거운 차체에도 불구, 필요할 때 잘 멈춰 선다. 코너링 성능도 뛰어나다. 특히 S모드로 코너 진입시 짧고 강하게 제동하면 자동으로 변속기가 시프트다운,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고 높은 엔진회전수(RPM)를 통해 빠른 코너 탈출을 돕는다. 게다가 AWD시스템 덕분에 안정감 있는 코너링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표효하는 맹수처럼 날카로운 운전이 가능했지만 부드럽고 편안한 운전도 가능했다. 인피니티 브랜드의 제품성격인 '역동성'이 EX에도 그대로 묻어 있는 셈이다.


덕분에 특별히 단점을 지적하기 쉽지 않다. 굳이 욕심을 부리자면 서스펜션의 탄성을 조절하는 기능과 패들 시프터가 있었으면 하는 정도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선택품목에서 빠져 있지만 별도 장착이 가능해 큰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내비게이션은 수입차 오너라도 시중에서 별도로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총평
일반적으로 CUV라 하면 세단과 SUV의 중간형태로 장점과 특징을 살린 차를 말한다. 성능과 승차감 혹은 활용성 등 컨셉트를 어느 쪽에 맞췄느냐에 따라 개성이 달라지지만 반대로 잘못 표현하면 어느 쪽의 매력도 느끼지 못하는 어중간한 차가 될 수도 있다. 사실 EX는 시승하면서 컨셉트를 단정 짓기가 어려웠다. 개성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다양한 컨셉트가 어우러진 탓에 특정한 매력이 한 번에 와 닿지 않아서다. 반대로 단점을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인피니티는 EX를 세단 지향형 럭셔리 CUV로 만들었다. 전반적인 주행 감각이나 안락함 등은 세단과 흡사한 면이 많다. 특히 아이들과 여성들이 편히 타고 내릴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이런 특징에 SUV의 활용성도 가미했다. 여러 매력을 두루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라 할 수 있겠다. 국내 판매 가격은 구형과 동일한 5,680만원이다.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것은 호평 대상이다.

시승/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