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의 후륜구동 대형세단 K9를 타고 지난 9일 강원도 양양일대 동해안 도로를 달렸다. 시승코스는 양양군 솔비치호텔을 출발해 동해시 망상해수욕장을 돌아오는 왕복 150km구간의 고속도로와 국도.

시승에 앞서 기아차 관계자는 “벤츠, BMW와 동등하거나 앞선 9가지 신기술을 중점적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현대기아차가 갖고 있는 상용 가능한 신기술은 K9에 모두 적용했다고 말했다. 그 중에 가장 눈에 띈 기능은 독자기술로 완성한 세계 최초 ‘햅틱’ 리모컨으로 차량의 상태와 각종 시스템을 손끝의 터치로 간단하게 확인하고 설정할 수 있다.
K9의 디자인 콘셉트는 ‘빛과 면의 조화’를 통한 강인함과 역동성의 구현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기존 K시리즈에 비해 더욱 커졌고 그 위로 헤드램프가 펜더까지 길게 뻗어있어 한 마리의 야수(野獸)를 연상시킨다.

K9의 차체는 전장 5090mm, 전폭 1900mm, 전고 1490mm, 축거(휠베이스) 3045mm로 BMW 7시리즈나 벤츠 S클래스와 비슷하거나 약간 크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국내 최초 적용
실내는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슷한 느낌이고 각종 기기의 위치나 질감, 구성 등이 BMW를 연상하게 했다. 변속레버도 BMW와 같은 조이스틱 타입이다. 순간 “BMW 7시리즈를 벤치마킹했다”는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12.3인치 LCD 계기판은 디지털 방식으로 왼쪽에 속도계가 있고, 오른쪽엔 스티어링 휠에 붙은 햅틱 리모컨을 조작해 엔진회전수, 경로정보, 차량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띄울 수 있다.

내비게이션을 설정하고 출발하자 전면 유리창에 몇 가지 차량 정보가 비춰졌다. 국내 최초로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덕분에 운전자는 전방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도 속도, 도로주행경로, 내비게이션, 후측방 경보시스템, 차선이탈경보시스템 등 주요 정보를 알 수 있다.
#안정성과 정숙성은 세계 최고 수준
호텔을 벗어나 국도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차선을 바꾸자 엉덩이 부근에서 ‘징징~’거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이 작동한 것이다. 차선을 이탈한 방향과 같은 쪽의 엉덩이에 진동을 줘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기능이다. 서스펜션은 부드러운 듯 단단했다. 노면에서 전해오는 잔 진동을 잘 흡수했고 어지간한 높이의 과속방지턱도 큰 충격 없이 넘었다.


#상품성=7시리즈·S클래스지만, 가격=5시리즈·E클래스
K9의 주목을 끄는 기능 중 하나는 국내 최초로 적용한 후측방경보시스템으로 차량 뒤쪽에 달린 레이더를 통해 주행 중 후측방 사각지대로 접근해오는 차량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이밖에 9개의 에어백, 차량통합제어시스템(AVSM), 앞좌석 프리세이프시트벨트(PSB), 주행모드 통합제어시스템, 자동으로 펑크를 메워주는 셀프실링타이어 등이 있다.

기아차는 K9의 성능과 상품성은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와 동급이지만, 가격은 그보다 아래급인 5시리즈나 E클래스 수준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판매가격은 3.3모델은 5290만원~6400만원이며 3.8모델은 6340만원~8640만원이다.
양양=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