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랙스의 강점은 소형차급인 1.4L에 불과한 배기량의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일반 2L급 엔진과 비슷한 140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연료소비효율은 L당 12.2km. 제원상의 수치를 볼 때 도심형 SUV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실제 이 차를 시승한 결과는 어땠을까. 채널A ‘카톡쇼’ 시승평가단은 17일 방영된 4회에서 트랙스의 심층적인 평가에 나섰다. 실제 주행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 차의 시장성을 낱낱이 살펴봤다.
차의 성능은 나무랄 데 없었다. 소형차급의 배기량을 가진 차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만큼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의 초기 응답성이 뛰어났다. 카톡쇼 평가단이 전문 계측기로 측정한 결과 트랙스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9초였다. 터보 엔진의 단점인 가속 과정에서 멈칫거리는 현상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고속주행 영역에 들어서면 한계가 드러났다. 핸들링 성능은 우수한 편으로 여겨졌다. 가파른 커브길을 돌아나갈 때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실제 주행 시 연비는 공인 연비와 큰 차이가 없었다. 고속도로에서는 L당 13.4km, 시내에서는 L당 10.8km의 평균치가 나왔다. SUV의 강점인 적재공간의 효율성은 차체 크기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트렁크에는 지름 30cm의 공 18개가 들어갔다.
트랙스가 내세우는 인포테인먼트(정보기술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시스템 ‘마이링크’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차 안의 7인치급 터치스크린에서 구현할 수 있게 해 준다. 테스트 결과 스마트폰은 무리 없이 인식됐지만 현재 사용 가능한 앱의 수가 많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디자인은 기존 쉐보레 차종과의 통일성을 강조했다. 차체를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바퀴가 양 옆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두드러지게 설계해 강인한 인상을 준다. 다만 트랙스가 소형 SUV인만큼 좀 더 참신한 디자인이 적용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트랙스의 최대 논란은 높은 몸값이었다. 1940만∼2289만 원이라는 가격대는 소형 SUV가 가진 경제성과 실용성을 희석시키는 요인으로 보인다. 보스의 고급 오디오 시스템과 220V 전원 아웃렛,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등 고급 차량에서 찾아볼 수 있는 편의·안전장치를 대거 적용한 까닭이다. 소형 SUV라는 새로운 등급을 개척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 하지만 편의장치를 줄인 저가형에 대한 수요를 놓친 점이 아쉽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