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삼전동 탄천카트장에서 만난 폴크스바겐의 소형 해치백 폴로 1.6 TDI R라인은 폴크스바겐의 스테디셀러 ‘골프’를 쏙 빼닮은 모습이었다. ‘형만 한 아우는 없다’지만 직접 운전해 본 폴로는 형만큼 속이 꽉 찬 ‘훈남 남동생’을 연상케 했다.
폴로는 1975년 1세대 모델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38년 동안 1600만 대 이상 팔린 소형 해치백의 표준이다. 다른 소형차처럼 귀엽거나 톡톡 튀게 단장하는 대신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운전석에 앉아서 실내를 둘러봤더니 오로지 운전하는 재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가 무척 간결했다. 가죽 시트 대신 직물 소재의 시트를 선택했다. 운전석도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한국어 내비게이션은 옵션으로 설치할 수 있다. “부가 기능은 최대한 줄여 가격을 확 낮추고 소형차 본연의 성능에 집중했다”는 폭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의 설명을 듣자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가격이 2490만 원으로 책정돼 수입차에 대한 진입장벽을 확 낮췄다.
뒷좌석을 접으면 트렁크의 용량이 최대 967L까지 커진다. 아이를 데리고 장을 보러 갈 때 유모차를 넣기에도 넉넉하고 친구와 여행 떠날 때 트렁크 정도는 너끈하게 소화할 수 있어 보였다. 뒷좌석까지 어른 네 명이 타도 ‘몸짱’이나 운동선수만 아니라면 비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짧은 커브길이 연달아 이어지는 좁은 서킷에서는 빠르고 야무지게 움직였다. 소음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차체가 작은데도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달려 나갔다. 폴크스바겐이 내세운 모토 ‘펀 투 드라이브’처럼 도로에서 속력을 내 ‘빠르게’ 질주하는 맛은 없어도 ‘신나게’ 달릴 수 있는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4기통 1.6 디젤 터보 엔진과 7단 DSG 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 출력은 90마력. 고가 수입차를 꿈꾸면서도 당장은 할부에 큰 부담 없이 실속 있게 수입차를 타고 싶은, 출퇴근으로 시내 주행을 많이 하는 20, 30대 여성에게 추천하고 싶은 차.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